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식민주의
- 스타필드
- 디볼버 디지털
- 짧은리뷰
- 로빈슨 크루소
- 블루_만추 #보이드_바스터즈 #시스템쇼크 #서바이벌_호러 #로그라이트 #한글화
- 스팀
- 테라 닐
- 매드맥스
- 장르_코드_전력
- 등대지기
- 노인
- 재기드 얼라이언스 3
- 베데스다
- 게임
- 비디오 게임
- 자전거여행
- 게임 디자인
- 칼럼
- 생태계
- 위버틴
- 건설
- 장르_코드_전력_계절
- 전략
- Today
- Total
목록소설 (93)
네크의 무개념 분지
세상은 거짓말로 가득 차있다. 뭐가 선택된 용사라는거냐. 위기의 때에 나타나는 구원의 전사라는거냐. 내가 나고 자라온, 내 유일한 세상이 이렇게 불타오르고 있는데, 도대체 그 용사라는 놈은 어디있는거냐. 지금 불타고 있는 고향의 사람들은 그 전설만을 믿고 살았다. 수십년, 수백년, 수천년동안. [마왕이 태어날때, 여신의 선택을 받은 용사가 나타나리라.] 하지만 용사는 없었다. 마왕이나 여신과 마찬가지로. 실존하는건, 도적에게 돈을 받아먹는 썩어빠진 영주와 몰려오는 마물 무리에게서 창칼을 버리고 도망간 경비대 뿐. 그게 세상의 맨얼굴이었다. 이러한 비극을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위한, 지독한 거짓말로 가득 찬 세상의 맨 얼굴이었다. 그리고 모든게 늦어버린 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
소년은 소녀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그렇기에 유효한 표현이었다. 처음 본 바로 그 순간, 소년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가 그런 소녀를 발견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의 산물이었다. 평소라면 소년은 절대 소녀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리라. 소년이 평소의 일과를 부수고 무너진 빌딩에 발을 디딘 것은 무언가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도 아니요 무언가를 발견하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서도 아니었다. 단순히 자신이 한번도 그리해보지 않았다는 호기심이 소년을 자극했고, 사춘기 특유의 넘쳐흐르는 호르몬이 그의 뇌로 하여금 한때의 일탈에 눈감도록 만들었다. 소년의 개는 이를 매우 싫어했다. 개는 매우 단순했다. 개에게 있어서 호기심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미 가까이 다가온 죽음을 자기 자신이 자초할..
세실 양에게. 학생의 연구는 언제나 흥미롭게 생각했습니다만, 이런식의 변명은 학생의 행실로부터 상상할수 있는 최악의 종류의 것이로군요. 학생에게 지나치게 기대했던 제가 잘못한 것일까요? 앞으로의 답장은 읽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개학하면 보도록 합시다. 지도교수 최한석. ------------------------------------- 7월 4일 18:19, 세실님이 작성: 존경하는 교수님께. 전 진실만을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정말로 제가 보낸 사유서를 정독하셨다면, 제 사정을 참작해주실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납득하실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세실 오르하르트. -------------------------------------- 7월 4일 18:10, 최한석님이 작성: 세실..
/152형광색으로 발광하는 배양액이 가득 든 캡슐 안, 소녀가 종소리를 기다리며 잠들어 있었다.누구나 그런 것처럼 소녀는 그 종소리를 결코 좋아하지 않았다. 조그만한 새앙쥐부터 집채만한 괴물까지, 단잠을 깨우는 알람소리는 기분 좋은 것일리 없었다. 그럼에도 소녀는 종소리를 기다렸다.응당, 그래야 하기에.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종소리가 울렸다.'48.'소녀는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1거대한 돔의 가장자리를 따라 놓인, 수만개는 되는 관중석이 모두 매진되는 일은 흔치 않았다. 때문에, 나데시코 기업의 수많은 대주주들은 단순한 유지비만으로도 연간 수천만 비트코인이 소요되는 이 경기장의 소유권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해왔다.하지만 전석이 매진되어 유지비의 수천배를 단숨에 벌어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간의 첫 도시, 디스 헤레토에서 배를 타고 남으로 가면 얼마 안되어 마족의 땅이 나옵니다. 쥰-미르스 대륙이죠. 이 대륙은 불타는 용암의 숲과 하늘과 맞닿은 도시들로 유명하지만, 그 누구도 보고 절대 잊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대지를 걷는 성, '에르찬도'죠. 이백년마다 한걸음, 숲과 황야를 걸으며 움직이는 성의 주인은 엘 호친스라는 이름의 마족입니다. 마법을 이용한 마약을 탐구하고 개발하는 호친스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호친스 가문의 그 누구보다 영특하고 현명해, 가문의 맹주를 넘어 가주가 되리라 그 누구도 의심치 않던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주로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죽지도 못한체, 후손들을 돌보는 영이 되어 그들에게 충고하고 명령을 내리는 존재따위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했죠. 엘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