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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설 (93)
네크의 무개념 분지
"머, 멈춰! 그래, 자네를 고용하도록 하지, 제프리! 얼마, 얼마를 받았지? 10 그랜드? 15? 두배, 아니 세배는 주지! 멈춰! 멈추라고!" 빅 알의 처절한 목소리가 추적추적 비가 쏟아지는 호보켄의 골목 구석에서 울려퍼진다. 선량한 시민이라면, 사회의 정의를 믿고, 비가 온 뒤에는 아름다운 무지개와 맑은 아침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어둡게 타락한 마음의 한 구석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 그러한 희망이 존재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목소리를 듣고서 911로 향하는 다이얼을 재빨리 누를터였다. 그럴만했고, 그래야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이 대륙에 발딛은 수많은 이민자들이 스스로 세운 나라에서는, 도움을 청하는 이의 애처로운 목소리를 무시하는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될 터 ..
"네, 고객님. 다행히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이미 준비되어 있네요. 먼저 왼쪽 아래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누르시고, 시스템 종료 및 다시 시작 버튼을 누르신 다음,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 보시겠어요? 통화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요." "잠깐, 뭘 하라구요?" "바탕- 바탕화면 가보시겠어요? 왼쪽 아래에 있는 시작 버튼-" "시작 버튼이 뭔지는 알아요." "그럼 그 버튼을 누르시고-" "빌어먹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어!" "다시 시작을 해보신건가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시스템을 완전히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면 상당히 광범위한 문제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미친..." "...괜찮으세요, 고객님? 고객님?" "...그래. ...다시 시작하라고?" "예. 바탕화면을 열거나 시작..
"파병 이야기야. 내 친구는 의무병이었는데, 매달 마지막주만 되면 퇴원하는 사람이 있다더래. 이미 온몸이 흉터로 가득한데다 오른팔도 없으니 병원에 자주 오는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도 볼수 있겠는데, 문제는 입원한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더래. 하지만 그건 자기 일도 아닐 뿐 더러 총격전에 휘말린 동료를 치료하랴 현지의 환자들을 치료하랴 신경쓸 겨를도 없어서 그러려니하고 다른 환자들을 봤었대. 하지만말야, 말이 그러려니 했다는거지, 그 환자는 그냥은 무시하기 힘든 환자였다고 하더라고. 온몸을 뒤덮은 흉터가 말이 아니게 끔찍해서. 얼굴을 반으로 가로지르는 무시무시한 흉터를 보면 살아있는게 이상할 정도였대. 그런데, 매번 퇴원할때마다 위화감이 들었다더라. 뭔가, 전과는 달라지는 느낌이 있다는 거였지. 하지만 그 원..
"정말 간만이네요. 아직 너무 늦진 않았죠? 사과의 의미로 돔 페리뇽 몇병을 가져왔으니까 너무 화내진 말아요. 맞다, 페더그린 형제는 잘 지내요? 피닉스는 너무 덥지 않다던가요?" 숨막히는 어둠이 빈틈없이 깔린,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녘. 별빛조차 자취를 감춘 하늘 아래서, 모르는 사람이 현관 앞에 서서 말했다. 저녁.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배달드론일까?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모니터로 다가갔다. 또 그 남자다. 어제 내 얼굴을 보고 황급히 도망쳤던. "죄송해요." 그는 다짜고짜 사과를 해왔다. "들어가도 될까요?" "나는 당신 이름조차 모르는데." "..."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현관에 설치한 고화질 카메라가 송출하는 그의 모습은, 놀랄만치 창백하고 힘이 없..
옛날 옛적에, 열두 가문 못지 않게 번성하던 가문이 있었단다. 퀼먼이라고 불리던 그 가문은 금은보화를 자랑하며 영지민들에게 번영과 발전을 약속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퀼먼 가문의 맹주를 굳게 따랐었지. 늙은 맹주는 자신이 이뤄낸 성과에 만족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 가주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그에게도 한가지 걱정이있었단다. 다른 가문과의 분쟁에서 많은 아들 딸을 잃은 그에게 남은 자식이라곤 한 해도 채 살지 않은 어린 늦딸밖에 없었던것이지. 맹주는 늦딸을 애지중지하며 그 무엇을 바쳐서라도 지키리라 굳게 다짐했단다.그러던 어느날, 늦딸은 큰 병에 걸렸단다. 이마는 끓어오르고 눈과 목은 부어올랐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피가 섞인 변을흘리는 아이를 지키려 밤낮을 노력했지만 병세는 나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