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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의 무개념 분지
"정말 간만이네요. 아직 너무 늦진 않았죠? 사과의 의미로 돔 페리뇽 몇병을 가져왔으니까 너무 화내진 말아요. 맞다, 페더그린 형제는 잘 지내요? 피닉스는 너무 덥지 않다던가요?" 숨막히는 어둠이 빈틈없이 깔린,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녘. 별빛조차 자취를 감춘 하늘 아래서, 모르는 사람이 현관 앞에 서서 말했다. 저녁.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배달드론일까?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모니터로 다가갔다. 또 그 남자다. 어제 내 얼굴을 보고 황급히 도망쳤던. "죄송해요." 그는 다짜고짜 사과를 해왔다. "들어가도 될까요?" "나는 당신 이름조차 모르는데." "..."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현관에 설치한 고화질 카메라가 송출하는 그의 모습은, 놀랄만치 창백하고 힘이 없..
배급 : Humble Bundle (공식 홈페이지) 개발 : Blue Manchu (공식 트위터) 플랫폼 : PC (스팀, 험블 번들), XBO 가격 : \3,1000 (스팀), $29.99 (험블 번들) 비고 : MS 게임 패스에 포함됨. 한글화 되어있음. FTL식의 로그-라이트 + 시스템쇼크류의 레벨 디자인이 합쳐진 수작. 데이어스 엑스 MD, 바이오쇼크, 데드 스페이스, 프레이(2016)의 공통점이 있다면? 여러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들이 시스템쇼크에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을 받았다는 지점을 지적할 것이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짚고 싶은건 그보다는 게임플레이의 얼개에서 공유하고 있는 공통점이다. 미지의 공간에 홀로 떨어져 알수 없는 적들을 상대로 숨고 도망치며..
옛날 옛적에, 열두 가문 못지 않게 번성하던 가문이 있었단다. 퀼먼이라고 불리던 그 가문은 금은보화를 자랑하며 영지민들에게 번영과 발전을 약속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퀼먼 가문의 맹주를 굳게 따랐었지. 늙은 맹주는 자신이 이뤄낸 성과에 만족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 가주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그에게도 한가지 걱정이있었단다. 다른 가문과의 분쟁에서 많은 아들 딸을 잃은 그에게 남은 자식이라곤 한 해도 채 살지 않은 어린 늦딸밖에 없었던것이지. 맹주는 늦딸을 애지중지하며 그 무엇을 바쳐서라도 지키리라 굳게 다짐했단다.그러던 어느날, 늦딸은 큰 병에 걸렸단다. 이마는 끓어오르고 눈과 목은 부어올랐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피가 섞인 변을흘리는 아이를 지키려 밤낮을 노력했지만 병세는 나아지..
별빛조차 숨을 죽이고 미동하지 않는 고요한 숲 속을, 별안간 화살이 가르었다. 올빼미의 깃을 단 화살은, 원 주인이 그리했던 것처럼 주위의 정적을 깨트리지 않고 조용히 목표를 향해 전진해간다. 찰나의 시간 동안, 화살촉은 전나무의 가지에 쌓인 눈꽃을 떨어트리려는 양 스쳐 지나가다, 별안간 멈추었다. 사냥꾼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화살을 쫓았다. 해가 사라진지 몇시간이 지나 코가 시린 차가운 공기가 나무 사이를 맴돌았지만, 자신이 쏘아낸 화살을 쫓는일은 사냥꾼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소복히 쌓인 눈밭 위에 눈부신 만월의 빛이 쏟아져 그의 길을 비추었기 때문이다. 거뭇거뭇한 혈흔을 뒤따라 어지러운 숲 속을 십분여 걸었을까, 사냥꾼은 눈 위에 누워 힘들게 숨을 내쉬는 사슴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했다..
"맞다. 그 이야기 해드린적 있습니까?" "무슨 이야기." "악몽에 대해서 말입니다." 나는 웃었다. 그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한 기억은 없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습니다. 시덥잖은 이야기라 대놓고 떠든 적도 없던것 같네요. 제리라면 알고 있을것 같습니다만." "제리? 그 쥐새끼?" "예. 한동안 제 룸메이트였습니다." "그랬었나?" 이거 미안해지는군. "맨 처음 이 일에 꼬드긴게 저였으니 다 제 탓이죠. 생각해보면 악몽이 시작된 것도 제리와 함께 살던 시절부터였을 겁니다. 네. 그즈음이 맞는것 같네요." 캐네디언이 담배를 빨아들였다. 끝이 뒤에 재를 남기며 새빨갛게 달아오르듯 타올랐다. 매케한 화약연덕에, 그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말입니다, 고향에 있는겁니다. 바닷 비린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