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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의 무개념 분지
인간은 어떠한 생물인가? 조니 송버드는 비공정에서 낙하하며 그렇게 생각했다. 귀를 때리고 지나가는 매케한 연기의 폭풍이 너무나 큰 소음을 만들어, 역설적이게도 그에게 그 어느때보다 더 큰 적막을 안겨다준 덕분이었다. 전쟁이 일어난 근 몇 주간, 이렇게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가 한번도 없었던 것도 큰 이유였다. 그딴 철학적인 사유에 빠져있을 시간에, 탄환 한개를 탄창에, 포탄 한개를 포신에, 물 한방울을 수통에 담아야했으니까. 그렇지 않고서는, 죽게 됬을테니까. 지금와서는 별거 아닌, 시덥잖은 이야기. 인간은 어떠한 생물인가? 수많은 이들이 많은 추정을 하곤 했다. 인간은 돈만 아는 탐욕의 화신이다. 전쟁에 미친 광인들이다. 교양없는 야만인이다. 규율이라곤 없는 비문명인들이다. 그 말은 맞는 말일까? 송버드..
"저희 우주선으로 말씀드리자면 다른 우주선과 달리 이시무라 컴퍼니에서 제작된 ICT-1882 소각로가 구획마다 1기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넓이 2평방미터, 높이 2미터의 이 소각로는 전방향에서 고온의 플라즈마를 균일하게 배출, 그 어떤 크기의 어떠한 물질이라도 10초 내외에 거뜬히 섭씨 4천도 가량으로 가열, 소각시키죠. 소각 과정에서 발생된 폐기물은 버튼 하나만으로 우주공간에 사출할수 있으며, 온도를 조절하여 특정 물질만을 소각하고 특정 물질은 놔둘 수 있습니다. 소각 과정에서 이용되는 산소는 소각로 내부 체계에 저장된 물을 전기분해해 자체 이용하기에, 우주선 내부의 산소 소비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동력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시무라 컴퍼니가 자랑하는 자체동력원이 각 소각로 ..
"나는... 가장 센 여자애가 좋은것 같아." 이제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소년의 한마디가 세상을 전란에 휩싸이게 한지 4년째, 문명은 총칼 아래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어쩌다 이런 일이 되어버린걸까? 중립을 유지하던 이과 천재 예린이가 여자애의 '강함'을 판단하는 스카우터를 발명하고나서 부터였나? 아니면 대기업 총수의 장녀 경미가 가족의 재력을 위해 자신이 견제하던 다른 '강한' 여자애를 납치, 감금했던 일 부터라고 해야할까? 유학왔었던 미국 대통령의 딸, --(주 : 이름은 후에 편집되었습니다)가 군병력을 이용해 학교를 무법지대로 만들었던 것도 큰 영향을 끼쳤겠지. 근데 왜일까. 왜 기억속의 나는 그 추억들이 정말 즐겁고 웃긴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아있는걸까. 지금의 나는 이렇게 배고프고 괴로운데...
"하지만 빅터, 제 광학 관측 기관을 비롯한 수많은 입력장치에서, 크리스틴 양의 존재를 감지하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주거 및 연구 보조용 AI 탑재 안드로이드인 S74n-3y는, 단어 하나 하나를 머뭇거리듯 신중하게 선택한 뒤 명확하지 않은 어조로써 문장을 표현해냈다. 평소에 쓰지 않았던 어투였다. 뭐라고 해야할까, 당황한 느낌을 주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는 실제로 지금 그리했기에, 그 어투를 선택하고 있었다. "스탠리, 진정해. 진정하라고." 수석 엔지니어 빅터 나브코프는 스탠리를 당황한 아이를 다루듯 나긋히 달래었다. 그렇다고 그에게조차 스탠리의 행동이 익숙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연구 기지에서 10년을 보낸 빅터에게도, 이러한 안드로이드의 이상행동들은 낯설었으니 말이다. "너도 잘 알고 있잖아. ..
"살덩이는 네틱스를 차별하지 마라!" "네틱스도 살아갈 권리가 있다!" "지나갑시다." "살덩이는 네틱스를 차별하지 마라!"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이봐! 자네 살덩이로군! 자네도 대의에 동참해주게! 압제자들에게 뭐가 옳은지 보여주게!" "죄송합니다. 일이 바빠서..." 날 붙잡은 네틱스 시위자는 순순히 나를 놓아주고 다시금 구호를 외쳤다. 애초에 그렇게 세게 붙잡지 않아서였기도 할테고,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좁디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수많은 네틱스들이 매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몸의 일부분에서 대다수를 기계로 교체한 전통적인 의미의 네틱스에서부터 한때 안드로이드라 불렸던 네틱스들까지. 사실상 사이버네틱스 박물회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만한 인파를 정부가 어떻게 다룰지 궁금해지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