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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의 무개념 분지
패달을 멈추지 마세요! 하나 둘 하나 둘! 정말 좋아요! 하나 둘 하나 둘! 241번! 페이스가 평소보다 안 좋군요? 의무실에 연락할까요? 괜찮다구요? 스스로의 페이스는 스스로밖에 알지 못한답니다! 문제가 더 지속된다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하세요! 좋아요! 하나 둘 하나 둘! 지방이 타오르는 느낌, 느껴 지시나요? 하나 둘 하나 둘! 덕분에 여러분의 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군살도 없는 세상! 하나 둘 하나 둘! 여러분의 자식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하나 둘 하나 둘! 좋습니다, 마지막 스퍼트! 하나 둘 하나 둘! 오늘 분량 달성까지, 하나 둘! 하나 둘! 좋아요! 멋져요! 축하드립니다! 오늘도 멋지게 분량을 달성하셨습니다! 마무리 스트레치 운동 시작하도록 하죠! 하나, 둘, 들이쉬고, 하나,..
철제 계단을 타박타박 올라오는 발소리에 곁잠이 깨였다. 졸린 눈으로 바라본 얼어붙은 차창 밖의 하늘은 아름다운 은하수가 변함없이 반짝이고만 있었다. "야식 가지고 왔어!" "고마워, 언니." 대답에 이를 보이며 환하게 보이는 언니는, 행동거지로만 미루어 보면 동생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야식이라고 가지고 온 따뜻한 스프가 찬합 곁에 이리저리 튄 흔적을 보더라도 말이지. "네가 좋아하는 버섯 스프와 으껜 감자 가지고 왔어!" "맛있겠다." 나는 빈 책상 위에 언니가 가져온 쟁반을 올려두고 감자가 담긴 그릇에 옮겨 담기 시작했다. 고소한 스프 냄새가 좁은 방을 가득 채웠다. 바로 몇분 전까지 펄펄 끓었을 스프는 차가운 층칸 사이에서도 푸근한 온기를 잃지 않아, 차갑게 식어있던 으껜 감자도 스프..
"머, 멈춰! 그래, 자네를 고용하도록 하지, 제프리! 얼마, 얼마를 받았지? 10 그랜드? 15? 두배, 아니 세배는 주지! 멈춰! 멈추라고!" 빅 알의 처절한 목소리가 추적추적 비가 쏟아지는 호보켄의 골목 구석에서 울려퍼진다. 선량한 시민이라면, 사회의 정의를 믿고, 비가 온 뒤에는 아름다운 무지개와 맑은 아침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어둡게 타락한 마음의 한 구석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 그러한 희망이 존재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목소리를 듣고서 911로 향하는 다이얼을 재빨리 누를터였다. 그럴만했고, 그래야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이 대륙에 발딛은 수많은 이민자들이 스스로 세운 나라에서는, 도움을 청하는 이의 애처로운 목소리를 무시하는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될 터 ..
"네, 고객님. 다행히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이미 준비되어 있네요. 먼저 왼쪽 아래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누르시고, 시스템 종료 및 다시 시작 버튼을 누르신 다음,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 보시겠어요? 통화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요." "잠깐, 뭘 하라구요?" "바탕- 바탕화면 가보시겠어요? 왼쪽 아래에 있는 시작 버튼-" "시작 버튼이 뭔지는 알아요." "그럼 그 버튼을 누르시고-" "빌어먹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어!" "다시 시작을 해보신건가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시스템을 완전히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면 상당히 광범위한 문제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미친..." "...괜찮으세요, 고객님? 고객님?" "...그래. ...다시 시작하라고?" "예. 바탕화면을 열거나 시작..
"파병 이야기야. 내 친구는 의무병이었는데, 매달 마지막주만 되면 퇴원하는 사람이 있다더래. 이미 온몸이 흉터로 가득한데다 오른팔도 없으니 병원에 자주 오는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도 볼수 있겠는데, 문제는 입원한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더래. 하지만 그건 자기 일도 아닐 뿐 더러 총격전에 휘말린 동료를 치료하랴 현지의 환자들을 치료하랴 신경쓸 겨를도 없어서 그러려니하고 다른 환자들을 봤었대. 하지만말야, 말이 그러려니 했다는거지, 그 환자는 그냥은 무시하기 힘든 환자였다고 하더라고. 온몸을 뒤덮은 흉터가 말이 아니게 끔찍해서. 얼굴을 반으로 가로지르는 무시무시한 흉터를 보면 살아있는게 이상할 정도였대. 그런데, 매번 퇴원할때마다 위화감이 들었다더라. 뭔가, 전과는 달라지는 느낌이 있다는 거였지. 하지만 그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