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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설 (93)
네크의 무개념 분지
1. 나는 누구인가. 그는 항상 이 질문을 자문하고 또 자문했다. 자신의 합리적인 이성이 나를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라고 그는 항상 합리화했다. 이미 광기에 들어선 그 질문은, 다시금 그에게 찾아왔다. 나는 누구인가, 하고. 그의 방은, 환풍기가 켜져 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더웠다. 밖은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도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건만, 방은 기분 나쁠 정도로 후덥지근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공간의 불쾌함에 개의치 않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키보드에 손을 올려 놀라운 속도로 무언가를 치고 기록하고 눈으로 훑어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이, 기록한 것이 기분에 들어서인지 히죽거렸고 불쾌했던지 인상을 썼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모니터의 빛을 바라보며 그는 그렇게 계속 키보드를 쳐내려 갔다..
"선배. 선배는 통 속의 뇌 이야기를 들어본적 있어요?" 단 둘이 타고 있는 셔틀 안에서 소희가 내게 물어왔다. 회사에선 언제나 조용하던 그녀였지만, 술에 취해 발그레 홍조를 띈 뺨을 하고서는 나를 올려다 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그녀는 조용했던 모습을 무심코 잊어버릴만큼 활기차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그 오래된 사고실험 말하는거야? 뭐, 이제는 실제로 가능하게 된 모양이지만. 몇년 전엔가, 뇌를 통 속에 옮겨다는 수술이 성공했었으니까."쿡쿡, 소희는 나와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기쁜듯 조용히 웃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런 모습은, 그녀와 일하게 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처음 보는 것만 같았다. 아니, 실제로 처음이었다. 갖가지 이유로 회사와 술자리를 마다하고 퇴근하던 그녀였기에 이번의 모습이 새로워 ..
이 땅에 사람이 딛기 전, 수많은 배가 하늘을 항해했었던 시대가 있었다. 그 중 한 배에는 왕과 왕을 돕는 열두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몇번의 세대를 거쳐 하늘 위에서 살아갔기에, 그들은 그들의 시작을 잊어버렸고, 다른 배들도 잊어버렸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배는 혼자가 되었다. 왕은 혼자가 아니었고, 현명했기 때문에 다른 열두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의 말을 귀기울여 들여 갖은 폭풍과 고난에 굴하지 않고 계속 배를 몰았다. 하지만 왕은 고심했다. 자신이 늙어감을 시간이 지날수록 느꼈기 때문이다. 왕의 생명은 스스로의 손에서 흘러내려 스려져갔고, 숨을 내쉬고 들이쉼에 닳아만 갔다. 결국 왕은 말했다."내 죽음이 멀지 않았다. 배를 대고 장례를 치를 때가 되었다."열두 이름들..
어느 먼 옛날, 스벤이라는 남자가 살고있었다. 그는 나뭇꾼이었는데, 어느날 길을 지나가던 한 노인과 마주쳤다. 그 노인은 오래된 현자라 불리던 자였는데 스벤의 눈동자를 잠시 바라보고는 놀라며 말했다."자네를 보니 스벤이라는 남자가 파르벤의 폭정을 끝내고 영웅이 되는 운명이 보이는군."스벤은 웃으며 말했다."이 영감이 노망이 났나, 파르벤이라는 자는 누구요? 내가 아는 한 지금 왕은 지게르요." 스벤은 노인이 어떤 사람인지 듣지도 알지도 못했다. 그 사실을 안 노인은 별 말을 더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예언했다. "운명은 언제나 흘러간다. 넌 그 운명을 타고 난게야. 파르벤이라는 자가 나타나면 그때서야 깨달을수 있겠지."그리고 노인은 길을 떠났다. 이주일이 지나자, 풍문이 들려왔다. 파르벤이라는 자가 지게르..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했다. 그 남자 역시 여인을 사랑했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전쟁이 일어났다. 남자는 전쟁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소녀는 슬퍼했다. 남자는 약속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보내리라고. 그리고 그가 떠난후 정말로 일주일에 한번씩 그의 편지가 그녀의 앞으로 도착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인은 전쟁의 큰 전투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가 사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고 전해졌다. 편지는 더이상 오지 않았다. 여인은 통곡했다. 여인은 마법사였다. 오래된 마법의 지식을 알고있었다. 여인은 전장으로 떠났다. 매케한 연기와 추덕추덕 타오르는 불꽃으로 뒤덮인 평원에서 소녀는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펜이 놓인 머리를 발견했다. 다 타고 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