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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Metro Last Light, 2013)

Nake 2013. 5. 26. 12:02


제작사 : 4A Games
배급사 : Deep Silver
가격 : 49.99$ (스팀) 59800\ (한국)
출시기종 : PS3, XBOX 360, PC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사람은 학습하는 동물입니다. 그렇기에, 만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배웠죠. 개미, 물고기, 사람, 건물, 도시, 나라.. 수많은 시작과 끝을 보아왔기에, 사람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의 마지막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 땅, 세상, 그리고 우주의 끝. 어쩔때는 어린아이의 잠자리 이야기로, 어쩔때는 과인의 다급한 목소리로, 그리고 또 어쩔때는 독실한 신자들에게 경건한 삶을 강조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그 '끝'을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종말'입니다.

'종말'은 신의 권속이었습니다. 세계가 뒤집어지고, 모든 사람이 죽어, 말 그대로 '끝'이 오는 것은, 땅이 갈라지고 폭풍우가 몰아치며 용암이 끓어오르는 천재지변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기에, 인간은 그 모든것을 관장하는 신이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 상상했습니다. 한낱 인간이 무엇 할 수 있곘습니까. 하지만, 이 모든 관점을, 인간은 뒤흔들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됩니다. 

'If the radiance of a thousand suns were to burst forth at once in the sky, that would be like the splendor of the Mighty One. 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 
'천개의 태양이 하늘에서 불타오른다면, 이는 신의 휘광에 맞먹으리라. 이제, 나는 죽음이자, 세계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Julius Robert Oppenheimer 

두개의 광채와 함께 제 2차 세계대전은 마무리되었지만, 이는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았습니다. 핵폭탄이라는,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병기의 등장으로, 그리고 이 핵무기를 두고 싸우는 냉전의 시작으로, 세상은 그 어느때보다 종말에 가까워졌습니다. 신이 가져 오지 못한 종말을 인간 스스로가 가져올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더 이상 신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됬죠. 그 대신, 인간은 인간 그 자신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종말 이후를 그리고 있는 이 장르는, 그렇게 인간의 탐욕, 공포, 분쟁, 인간 그 스스로가 자초한 종말, 그 이후를 상상하는 것이 주가 되는 장르입니다. 


<메트로의 종말에선 축축한 곰팡내가 난다>

자신들이 벌인 핵전쟁으로 러시아는 방사능이 끓어넘쳐 방독면 없이는 숨도 쉴수 없는 공간이 되었고, 방사능으로 인해 변해버린 동식물, 그리고 모스크바 지하 깊숙히 숨겨져 있던 생체 병기들이 널려있는 생 지옥이 되었고, 지하철로 이어진 깊숙한 방공호에서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해가는 인간들. 이 풍경이 바로 오늘 리뷰하려는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그리고 이 작품의 전작, '메트로 2033(Metro 2033)'에서 그리고 있는 '종말 이후의 모습'입니다. 이 작품들의 원작은 소설로써,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드미트리 글루홉스키(Дмитрий Глуховский)'가 2002년부터 자신의 웹페이지에 근근히 올리던 소설을 모아서 2005년 출간한 작품입니다. 이를 토대로, 우크라이나의 게임 개발사 '4A 게임스(4A Games)'가 2010년도에 개발한 동명의 게임이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의 전작인 '메트로 2033'입니다.

이 모든 작품들을 관통하는 '메트로'의 세계관은 무척이나 처절하고 암울합니다. 화폐는 그 기능을 상실하고 전쟁 이전의 군용 탄약만이 유일한 화폐로 기능하며, 지하철역에 모여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서로 돕기만으로도 힘든 상황임에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그들만의 세력을 만들고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서로 다투고 죽이며 전쟁을 벌입니다. 순수 러시아인을 주창하는 '제 4제국(
4th Reich)', 공산주의 이념을 전파시키려는 '붉은 라인(The Red Line)', 교류의 중심지가 되어 부를 손에 넣었지만, 그만큼 가난한 자에겐 가혹한 '한자 동맹(Hansa)', 이 외의 수많은 팩션들이 자신만의 이념을 지니고 암울한 메트로 속에서 살아남으러 발버둥치고 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베리아의 차디찬 평원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러시아의 냉혹한 동화처럼, 수많은 초자연적 현상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메트로'의 세계관은, 영화 '매드 맥스(Mad Max)' 시리즈를 필두로 한 서구권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매드 맥스'에 영향을 크게 받은 '폴아웃(Fallout)' 시리즈나 '웨이스트랜드(Wasteland)'의 특징은 사막과 이로 말미암은 갈증, 그 속에서 그려지는 밴딧들의 광기가 특징이라면,'메트로' 시리즈의 세계관은 이끼 가득하고 축축한 하수구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둡고, 차가우며, 습기 가득찬 공간에서 벗어나 어둑어둑한 모닥불 옆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이런 분위기가 '메트로'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전작에서 던져졌던 '후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리부트, 프리퀄, 스핀오프 등등의 후속작이라는 이름의 신작이라는 요즘의 트랜드와는 동떨어진, 어찌보면 전통적인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속작의 주인공, '아르티옴(Artyom)'을 그대로 데려와 쓰는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전작의 1년 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그는, 메트로를 위협하며, 접촉한 이들을 모두 미쳐버리게 만든 '검은 존재(Dark one)'를 말살하기 위해 자신이 살아오던 '베데엔하(ВДНХ)'역을 떠나 갖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숨겨진 군사기지, D6를 발견합니다. '아르티움'은, 그 곳의 미사일을 이용해 '검은 존재'의 본거지를 박살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미사일이 지면에 쳐박히기전, 그 찰나의 순간에 그는 '검은 존재'들이 그저 인간을 도우려고 했다는 사실을 꺠닫습니다.

자신이 인류의 유일한 희망을 앗아갔다고 생각하며 살아간 1년동안, 메트로는 다를 것이 없으면서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검은 존재'가 사라졌ㅈ만, 여전히 지상은 황폐하기에 인간은 아직도 지하철 역을 가지고 서로 다툽니다. 숨막힐듯 작은 버섯 농장과 열악한 무기들을 가지고 '제 4제국', '붉은 라인', '한자 동맹'은 그 어느떄보다 날카로운 신경전을 보내고 있었구요. 생화학 병기가 가득했던 D6는, 중립을 차처하는 폴리스 레인저, ''스파르탄'이 점거하고 자리잡습니다. '아르티움'은 '스파르탄'의 일원이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 메트로에 대해 훤히 꿰고있는 신비로운 노인, '칸(Khan)'이 그를 찾아와 지상에서 마지막 '검은 존재'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류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고 믿은 그는 지상에 다시금 나가려 하지만, 사정을 들은 스파르탄의 리더, '밀러(Miller)'는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고 판단, '아르티움'에게 저격수 '안나(Anna)'를 딸려보내 마지막 '검은 존재'를 말살하려 합니다. 

마지못해 지상으로 나온 '아르티움'. 그곳에서 그는 '검은 존재'를 발견하고 그를 열심히 뒤쫒지만, 그를 붙잡은 순간 '검은 존재'가 보여준 환영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맙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때, '제 4제국'의 병사가 '검은 존재'를 우리속에 넣고, 이를 바라보는 '아르티움'을 걷어차, '제 4제국'의 포로수용소로 데려갑니다. 이 곳을 탈출하려는 '아르티움'은, '메트로' 전체를 전쟁에 집어넣을 음모에 대해 알아내고, 이 음모를 막아내고, '검은 존재'을 되찾아 희망을 만드려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 아무리 척박하더라도, 그곳에 사람이 있다면 삶도 있습니다>

'아르티움'은 그의 기나긴 여정동안 수많은 역을 지나게 됩니다. 모든 역이 이방인인 그에게 있어서 호의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딱히 이유가 없다면 먼저 총구를 겨누지도 않죠. 거침없이 총을 쏘는 자들이라 할 지라도, 어둠 속에 숨어 그들이 모르게 뒤릅 밟고 있노라면,그들은 그들만의 삶을 영위해갑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정말 훌륭하게 잘 그려져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옷을 입고, 그들만의 삶을 영위해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플레이어에게 언제나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은 이야기 자체를 무척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앨런 웨이크(Alan Wake)'나 '맥스 페인(Max Payne)' 시리즈같이 말이죠.

이 게임의 그래픽은 무척 좋은 편에 속하고, 그로인해 축축하고 퀴퀴한 사람들의 삶을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구권 특유의, 집념마저 느껴지는 텍스쳐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특별히 신경쓴 듯한 광원효과가 이러한 메트로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어요. 인물들 하나하나의 모션 캡쳐도 훌륭하고, 대사를 외치는 개개인의 페이셜 캡쳐는 근래 보아오던 게임들 중 최상급이라 자부합니다. 게다가 NPC들의 대화는 조용할것만 같은 분위기의 메트로를 수많은 대사들로 어색하지 않게 가득 채워둡니다. 시민, 적, 아군, 정신을 차려보면 언제나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이야기를 듣고있노라면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직접 만난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하지만, 성우의 연기가 무척 어색한 것 만큼은 전체적으로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라는 지역적인 문제 때문인지, 성우의 폭 자체가 그렇게 넓지도 앟고, 연기의 폭도 들쑥 날쑥 합니다. 조연 캐릭터들의 경우 감정이 일상, 놀람, 무서움, 세 개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그것도 잘 하지 못합니다. 주연이라고 나은건 아니라서, '칸'이나 '밀러'의 연기는 그럭저럭 들어줄만 하지만, 유일한 여자 주연인 '안나(Anna)'는 참고 들어주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파벨(Pavel)'의 연기는 무척이나 훌륭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요소들은 게임의 가능성을 망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게임 안에 이러한 대사들로 가득찬 컷신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컷신 자체에 불만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스킵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았던 '맥스 페인 3(Max Payne 3)'를 여러번 다시금 플레이하면서도 저는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었거든요. 훌륭한 이야기를 다시금 보는건 언제 하더라도 즐거우니까요. 하지만 메트로의 경우에는 달랐습니다. 많은 성우들의 연기가 들어주기 힘들 정도였고, 무엇보다 대사 대부분이 뻔하리만큼 틀에 박혀있고 흥미가 들지 않는 구성으로 되어있으니까요. 이는 극초반에 더더욱 도드라져 나타납니다. '칸'이 '아르티움'을 찾아와 그를 데려가는 일련의 과정이 납득이 힘들만큼 급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일련의 컷신 과정은, '일어났나? 따라오게, 검은 존재가 지상에서 발견됬다네! 그를 데기로 세상을 구하게나!'라는 것으로 요약이 가능할 정도에요. 이는 무척이나 소름돋을정도로 훌륭한 연출을 보여준 악몽 시퀀스 직후이기 때문에 더더욱 불만입니다. 일련의 대화로 이루어진 시퀀스를 마무리 짓는 '안나'의 등장은 그 중 최악입니다. 도저히 정을 재미라고는 전혀 없는 농담을 밋밋한 목소리로 계속 읊어 나가는데, 다른 대화들과 비교하면 짧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겐 고문이었어요.

아니, 솔직히 말해 '안나'뿐만이 아니라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너무 한심해서 보면서 불편해질 정도였습니다. 큰 가슴에 잘록한 허리, 그리고 펑퍼짐한 엉덩이를 강조하는 란제리룩을 입은 여성 댄서들은 필요 이상의 선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야동을 몰래 틀어보는 중고등학생들의 성적 판타지를 떡칠한듯한 여성들의 묘사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거북해 질 정도입니다. 아니, '4A 게임스'에는 여성 직원이 없습니까? 아니면 죄다 게임 안에 나오는 여성처럼 생겼습니까? 여하튼, 이러한 여성의 묘사는, 그리고 이 연장선에서밖에 생각할 수 없는, '안나'의 단면적인 캐릭터 묘사는, 요즘 플레이한 게임 중 최악-'데드 스페이스 3(Dead Space 3)'의 앨리와 맞먹을 정도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도, 이러한 문제점들은 '파벨'이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흐름을 되찾아 갑니다. '파벨'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 게임에서 가장 복잡한 인물로써, 그런 캐릭터를 수많은 연출과 성우의 훌륭한 연기로 한층 더 풍미를 더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등장한 부분에서야 비로소 게임이 자신의 흐름을 되찾아 간다는 느낌을 제공해요. 사래들린 듯한 초반부를 넘어선다면, 위에서 언급한 훌륭한 세계관의 묘사에 걸맞는 이야기가 제대로 굴러간다는 것이 눈에 보이기에, 한 숨 돌릴 수가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는 액션은 과도하다 싶을정도로 충실히 선례들을 따라가고 있다>

'파벨'의 등장이 게임의 윤활유가 되는 이유는, 그의 등장과 동시에 이 게임의 제대로 된 액션을 줄길 수 있기 떄문일 것입니다. '시프(Thief)' 시리즈에서부터 시작된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은신 플레이는 이제 수많은 FPS 게임들이 당연하다시피 사용하고 있는데,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물론, 이 게임의 장르가 잠입장르는 아닙니다만,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봤을때 이 게임이 잠입 플레이를 상정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일단 게임 안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광원들이 점등이 가능하고, 수적으로써나, 총알과 회복약같은 물자의 양으로써나 플레이어가 상당히 열세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이상의 이유가 존재하는데, 그건 바로 어둠 속에서 플레이어가 가지는 전략적 이점이 필요 이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에서 플레이어는 적에게 충분히 가까이 다가갔을 경우 일격에 죽이거나 기절시킬수 있는데, 문제는 적의 AI가 상당히 멍청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적은 플레이어를 코앞에서도 발견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불을 끄는 것 만 성공한다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적은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불빛이 있더라도, 플레이어를 발견하고 반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며, 이 와중에서도 순식간에 다가가 해결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총격전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다면 멍청하게 허공을 쏘는 적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멍청합니다 물론, 이게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만큼은 충실히 지키고 있기에, 적군을 우회하고, 기다리며 차근차근 제거해 나가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그리고 총격전 또한 만족스러워요. 총기의 숫자가 전작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총기의 커스터마이징에도 꽤나 많은 자유가 생겨 안좋은 무기도 순식간에 최상급 암살 무기로 편할 수도 있습니다. 무었보다, 밝은 곳에서의 전투에 있어서 적군의 강력한 화력은 충분히 무섭기 때문에, 총격전 그 자체로도 꽤 많은 재미를 제공합니다. 

다만 레인저 모드에서 전투의 하드코어함이 증가하느냐 물어본다면 저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난이도를 따로 판매하는 기상천외한 마케팅 정책을 보여준 '딥 실버(Deep Silver)'의 비판은 나중에 하더라도, 4.99달러를 요구하는 레인저 모드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마을 밖에 있을때는 총알을 몇발이나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총 잔탄수가 줄고 총기 제한도 2정으로 줄어 확실히 전면전에 있어선 좀 더 어려워 지긴 합니만, 적들의 AI에는 큰 변화가 없기에 어둠 속에서 습격한다면 손쉽게 승리를 쟁취 할 수 있고, 노말 모드와 별 다를 것 없이 게임을 진행 가능합니다. 차라리 전작처럼 병조각으로 소리를 듣는 적들이라던가, 야시경을 끼고 다가오는 적이라면 모를까, 딱히 어려운 점을 느낄 수가 없어요. 레인저 모드로 1회차를 진행했지만, 전혀 장점을 못 느끼겠더군요. 마치 '폴아웃 뉴 베가스처럼 (Fallout New Vegas)의 하드코어 모드처럼 갖가지 패널티가 적용되는 것도 아니기에 딱히 큰 하드코어함을 느낄수도 없고, 그저 귀찮을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레인저 모드 DLC는 구매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요.


<최후의 빛, 그 것은 희망이다>

전작과 이번 작품의 차이라면,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의 주제는 '생존'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전작처럼, 특정 행동을 통해서 쌓을 수 있는 모랄포인트를 통해서 엔딩이 두개 존재하지만, 둘 다 그 끝에는 희망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의 희망은 뭔가 안맞는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이에 대해서 뭐라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네요. '4A 게임스'는 '메트로'의 마지막 희망을 게임에 담아내가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 그 노력은 상당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다시피, 몇몇 캐릭터들은 별로 인상깊지 않게 묘사되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메트로' 특유의 세계관을 잘 살려내며, 10여 시간의 플레이타임동안 플레이어를 훌륭하게 몰입시킵니다. '하프라이프 2(Half-Life 2)'와 비교하는 기분도 모를만한 건 아니네요. 일직선 FPS 특유의 연출에서 두 게임은 상당부분 일맥상통하고 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팬으로써, 처음에는 무척 실망했었어요. 하지만 플레이 해 나갈수록 이 게임은 자신의 빛깔을 되찾습니다. 자신의 매력을 되찾습니다. 때문에 저는 생각합니다. 그 어떤 종말의 끝에서든, 희망은 존재한다구요. 그리고, 거기서부터 인간은 시작한다구요.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니까요. 인간은, 끝 뒤에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디 작은 희망을, 최후의 빛을 향해 달려나가는 겁니다.



 
정가 - 59800\

한줄평
 - 매력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독특한 캠페인 중심 FPS

평가 - 55000\

호불호요소 
 -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팬이라면... +5000원
 - 하드코어한 '느낌'의 플레이를 원한다면... +3000원
 -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즐기고 싶다면... +3000원
 - 좋은 그래픽의 게임을 즐기고싶다면... +3000원

 - 메트로 2033을 기대했다면... -3000원
 - 완벽한 잠입액션을 기대한다면... -2000원
 

Reviewed by 네크
게임과 사진의 저작권은 4A 게임즈에게 있습니다.


P.S OST는 전체적으로 무척 퀄리티가 좋습니다. 전작이나 비슷한 분위기의 '스토커(S.T.A.L.K.E.R)'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했던 '알렉세이 오멜척(Alexey Omelchuk)'이 담당했는데, 조용하면서 쓸쓸한 동구권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P.S 2 개발 환경이 무척 안좋았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라는 지역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THQ와 이후에 IP를 인수한 딥 실버도 인수 직후 개발 기한을 2개월밖에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더군요. 멀티 플레이가 포함되지 않은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게임을 만든 4A 게임즈에게 감사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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