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스팀
- 자전거여행
- 베데스다
- 로빈슨 크루소
- 매드맥스
- 생태계
- 칼럼
- 게임
- 테라 닐
- 재기드 얼라이언스 3
- 전략
- 블루_만추 #보이드_바스터즈 #시스템쇼크 #서바이벌_호러 #로그라이트 #한글화
- 비디오 게임
- 게임 디자인
- 장르_코드_전력_계절
- 장르_코드_전력
- 위버틴
- 노인
- 디볼버 디지털
- 스타필드
- 짧은리뷰
- 등대지기
- 식민주의
- 건설
Archives
- Today
- Total
네크의 무개념 분지
리뷰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Bioshock Infinite, 2013) 본문
제작사 : Irrational Games
배급사 : 2K Games
가격 : 48000\ (PS3, XBOX360), 59.99$ (스팀)
출시기종 : PS3, XBOX360, PC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비디오 게임이라는 미디어 자체는, 나온지 반세기도 채 되지 않은, 전체적으로 봤을때 엄청 어린 미디어입니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담고있는 스토리, 이야기들은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옛날 옛적부터 수없이 전해져왔습니다.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보여지며, 동시에 평가되었습니다. 구전, 책, 영화, 오디오 등등.. 이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최고의 이야기는 무엇이냐? 라는 물음을 던지는 건 사실 무의미하죠. 모든 사람에게는 제각기 자신의 취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최고의 이야기는 천차만별로 갈리기 나름이니까요. 하지만 최고는 아닐지언정,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야기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좋은 이야기란, 바로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좋은 이야기라고 알아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읽어보고, 지켜보고, 해보면 금새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 그 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이상임과 동시에 무척이나 괴롭다는 사실을 알고있어요. 좋은 이야기를 위해 이야기를 써내려 나가도, 그게 과연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것인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니까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쓰려하기 보다 무난한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무난한 판타지 소설, 무난한 팝콘 무비, 그리고 비디오 게임으로 돌아와 이야기 해보자면, 요즘은 무난한 액션 슈팅게임이 그 무난한 이야기의 주류입니다. 이런 무난함의 흐름은 자본주의라는 전 세계의 흐름에서 불가피한 사실입니다. 좋은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물건보다, 무난한 이야기인 물건에 투자하는 편이 투자자들에게는 훨신 더 좋은 물건일 테니말이죠.
이러한 무난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좋은 이야기를 쓰기란 너무나 힘들어졌습니다. 좋은 이야기로 무난한 이야기 이상의 수익을 뽑을 수 있다고 누가 보증합니까? 아니, 그 이전에, 좋은 이야기가 되리라고 누가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이야기를 쓰려는 것은 단순한 희망 이상의 고집이 있어야하고, 용기가 있어야합니다. 요즘 개발사들에게선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바로 이 두 요소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Bioshock Infinite)'의 개발사, '이레셔널 게임즈(Irrational games)'는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그들은 수많은 게임들이, '심시티(Simcity)'가, '매스 이펙트 3(Mass Effect 3)'가, 그리고 '데드 스페이스 3(Dead Space 3)'가 그랬던 것 처럼 무리하게 멀티플레이 요소를 넣어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들은, '이레셔널 게임즈'는 순수하게 싱글 캠페인 하나만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이레셔널 게임즈'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틀에 박힌, 성안의 갇힌 공주를 구하는 왕자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때는 전작, '바이오쇼크(Bioshock)'가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12년,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군에 몸을 담았었고, 지금은 사설 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부커 드윗(Booker DeWitt)'은 노름빚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나타나 '우리에게 소녀를 데려오면, 빚을 갚아 주지(Bring us the girl, and Wipe away the debt.)'라는 제안을 하기 전까지요. 그런 그의 제안에 따라 의문의 등대로 나룻배를 타고 떠난 '부커'는 이내 거대한 공중 도시, '콜롬비아(Columbia)'로 날려보내집니다.
단순히 하늘에 떠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부커'에게 '콜롬비아'는 놀라온 도시로 다가옵니다.. 도시 사람들에 의해 '예언자'로써 신격화되어 떠받들여지다시피한 '재커리 해일 콤스톡(Zachary Hale Comstock)'과 그를 중심으로 한 광신구조, 온갖 놀라운 과학기술과 '비거'로 불리는 초능력까지.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그 곳에서 '부커'는 어째서인지 사람들이 자신을 '거짓된 목동(False Shepherd)'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심지어 공격까지 받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는 겨우 그의 목적이었던 소녀, '엘리자베스(Elizabeth)'를 찾아내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냐구요? 아닙니다. 그녀는 분명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황동탑에 갇혀있었지만, 그리고 그것을 '부커'가 해방시켜주었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비로소 이야기의 시작이죠. 눈치 채지 못하게 과학자들의 감시를 받으며 거의 홀로 자라온 '엘리자베스'는 좀 더 밖을, '콜롬비아'의 밖으로 향하려하고, '콤스톡'은 그녀의 탈출을, '부커'를 필사적으로 막으려합니다. '콜롬비아' 전체가 '부커'와 '엘리자베스'를 쫒는 상황, 도시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 긴박한 상황에서 '부커'와 '엘리자베스'는, 이 모든 일의 중심을 향해 나아갑니다. 설령 그 앞에 무엇이 있던지간에요.
<이 모든 것이 펼쳐지는 콜롬비아라는 캔버스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만을 위해 존재하는, 독특하고도 유일한 최상의 캔버스입니다>
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가장 먼저 주목해야할건 바로 배경이 되는 '콜롬비아' 그 자체입니다. 이전의 '스펙 옵스 : 더 라인(Spec Ops : The line)'에서도 디자인에 대해 극찬했었는데,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그와 맞먹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펙 옵스 : 더 라인' 못지 않는, 또 시리즈 특유의 코믹스적인 다채로운 색감을 이용하여, 전작 '바이오쇼크'의 해저도시, '랩쳐(Rapture)'에선 볼 수 없었던 활기찬 모습을 그리고 있는 '콜롬비아'는, 게임의 진행과 함께 혼돈 속에서 파괴되고 혼란에 빠져 가며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이 게임의 디자인이 다른 게임보다 뛰어난 점은 플레이어가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는 점을 분명히 느낄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스펙 옵스 : 더 라인'이나 '바이오쇼크', 그리고 많은 게임들에서의 배경은 거의 고정되어 있었어요. '두바이'와 '랩쳐'는 혼돈과 파괴가 몇차례고 휩쓸고 지나간, '이후의 풍경'을 그리고 있었을 뿐이었지, '도중의 풍경'은 그저 유추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도시가 평면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플레이어가 그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가 힘들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배경의 어중간한 변화는 플레이어에게 큰 느낌을 주지 못하고, 반대로 급격한 변화는 위화감으로 인해 몰입이 무척 힘들어 지도록 만드니까요. 이런 균형점을 '이레셔널 게임즈'는 잘 잡아내고 효과적으로 '콜롬비아'에 투영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 '이레셔널 게임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레빈(Ken Levine)'의 테이스트가 진하게 느껴지는 이데올로기적 뒤틀림입니다. 1912년의 세계를 뒤덮고 있던 인종 차별 주의, 민족주의, 국수주의를 진하게 비틀어 '콜롬비아'에 우려넣은 것이죠.
지금의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입니다. 1912년의 가치관은 지금의 우리의 가치관과 현저히 달랐고, 그렇기에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점을 지금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은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치를 떠오르게 만들정도의 앵글로 색슨 우월주의는 흑인은 물론 동양인이나, 우리들로썬 구분하기 힘든 아일랜드인 등을 철저하게 구별하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에 쓰이며,'콤스톡'을 중심으로한 광신적인 기독교적 사상은 당연한 듯 받아들여집니다. 이를 이용한 폭력이 정당화 되기도 하구요. 이러한 권력을 이용해 '콤스톡은 자연스럽게 '콜롬비아'라는 공중도시의 우월함을 계속 언급하고 지상을 '소돔'이라 칭하며 정화해야할 대상으로 구분함으로써 베타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레셔널 게임즈'는, '콜롬비아'의 활기 속에 이러한 소름끼치는 뒤틀림을 심어놓고, 진행과 함께 고름을 터트리듯 하나씩 물꼬를 틀어가며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키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 변화에 적응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변화의 과정'에 플레이어는 놀라지 않고, 이로인한 '결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실력은 '캔 레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솜씨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배급사 : 2K Games
가격 : 48000\ (PS3, XBOX360), 59.99$ (스팀)
출시기종 : PS3, XBOX360, PC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비디오 게임이라는 미디어 자체는, 나온지 반세기도 채 되지 않은, 전체적으로 봤을때 엄청 어린 미디어입니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담고있는 스토리, 이야기들은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옛날 옛적부터 수없이 전해져왔습니다.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보여지며, 동시에 평가되었습니다. 구전, 책, 영화, 오디오 등등.. 이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최고의 이야기는 무엇이냐? 라는 물음을 던지는 건 사실 무의미하죠. 모든 사람에게는 제각기 자신의 취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최고의 이야기는 천차만별로 갈리기 나름이니까요. 하지만 최고는 아닐지언정,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야기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좋은 이야기란, 바로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좋은 이야기라고 알아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읽어보고, 지켜보고, 해보면 금새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 그 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이상임과 동시에 무척이나 괴롭다는 사실을 알고있어요. 좋은 이야기를 위해 이야기를 써내려 나가도, 그게 과연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것인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니까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쓰려하기 보다 무난한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무난한 판타지 소설, 무난한 팝콘 무비, 그리고 비디오 게임으로 돌아와 이야기 해보자면, 요즘은 무난한 액션 슈팅게임이 그 무난한 이야기의 주류입니다. 이런 무난함의 흐름은 자본주의라는 전 세계의 흐름에서 불가피한 사실입니다. 좋은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물건보다, 무난한 이야기인 물건에 투자하는 편이 투자자들에게는 훨신 더 좋은 물건일 테니말이죠.
이러한 무난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좋은 이야기를 쓰기란 너무나 힘들어졌습니다. 좋은 이야기로 무난한 이야기 이상의 수익을 뽑을 수 있다고 누가 보증합니까? 아니, 그 이전에, 좋은 이야기가 되리라고 누가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이야기를 쓰려는 것은 단순한 희망 이상의 고집이 있어야하고, 용기가 있어야합니다. 요즘 개발사들에게선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바로 이 두 요소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Bioshock Infinite)'의 개발사, '이레셔널 게임즈(Irrational games)'는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그들은 수많은 게임들이, '심시티(Simcity)'가, '매스 이펙트 3(Mass Effect 3)'가, 그리고 '데드 스페이스 3(Dead Space 3)'가 그랬던 것 처럼 무리하게 멀티플레이 요소를 넣어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들은, '이레셔널 게임즈'는 순수하게 싱글 캠페인 하나만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이레셔널 게임즈'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틀에 박힌, 성안의 갇힌 공주를 구하는 왕자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때는 전작, '바이오쇼크(Bioshock)'가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12년,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군에 몸을 담았었고, 지금은 사설 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부커 드윗(Booker DeWitt)'은 노름빚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나타나 '우리에게 소녀를 데려오면, 빚을 갚아 주지(Bring us the girl, and Wipe away the debt.)'라는 제안을 하기 전까지요. 그런 그의 제안에 따라 의문의 등대로 나룻배를 타고 떠난 '부커'는 이내 거대한 공중 도시, '콜롬비아(Columbia)'로 날려보내집니다.
단순히 하늘에 떠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부커'에게 '콜롬비아'는 놀라온 도시로 다가옵니다.. 도시 사람들에 의해 '예언자'로써 신격화되어 떠받들여지다시피한 '재커리 해일 콤스톡(Zachary Hale Comstock)'과 그를 중심으로 한 광신구조, 온갖 놀라운 과학기술과 '비거'로 불리는 초능력까지.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그 곳에서 '부커'는 어째서인지 사람들이 자신을 '거짓된 목동(False Shepherd)'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심지어 공격까지 받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는 겨우 그의 목적이었던 소녀, '엘리자베스(Elizabeth)'를 찾아내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냐구요? 아닙니다. 그녀는 분명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황동탑에 갇혀있었지만, 그리고 그것을 '부커'가 해방시켜주었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비로소 이야기의 시작이죠. 눈치 채지 못하게 과학자들의 감시를 받으며 거의 홀로 자라온 '엘리자베스'는 좀 더 밖을, '콜롬비아'의 밖으로 향하려하고, '콤스톡'은 그녀의 탈출을, '부커'를 필사적으로 막으려합니다. '콜롬비아' 전체가 '부커'와 '엘리자베스'를 쫒는 상황, 도시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 긴박한 상황에서 '부커'와 '엘리자베스'는, 이 모든 일의 중심을 향해 나아갑니다. 설령 그 앞에 무엇이 있던지간에요.
<이 모든 것이 펼쳐지는 콜롬비아라는 캔버스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만을 위해 존재하는, 독특하고도 유일한 최상의 캔버스입니다>
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가장 먼저 주목해야할건 바로 배경이 되는 '콜롬비아' 그 자체입니다. 이전의 '스펙 옵스 : 더 라인(Spec Ops : The line)'에서도 디자인에 대해 극찬했었는데,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그와 맞먹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펙 옵스 : 더 라인' 못지 않는, 또 시리즈 특유의 코믹스적인 다채로운 색감을 이용하여, 전작 '바이오쇼크'의 해저도시, '랩쳐(Rapture)'에선 볼 수 없었던 활기찬 모습을 그리고 있는 '콜롬비아'는, 게임의 진행과 함께 혼돈 속에서 파괴되고 혼란에 빠져 가며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이 게임의 디자인이 다른 게임보다 뛰어난 점은 플레이어가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는 점을 분명히 느낄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스펙 옵스 : 더 라인'이나 '바이오쇼크', 그리고 많은 게임들에서의 배경은 거의 고정되어 있었어요. '두바이'와 '랩쳐'는 혼돈과 파괴가 몇차례고 휩쓸고 지나간, '이후의 풍경'을 그리고 있었을 뿐이었지, '도중의 풍경'은 그저 유추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도시가 평면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플레이어가 그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가 힘들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배경의 어중간한 변화는 플레이어에게 큰 느낌을 주지 못하고, 반대로 급격한 변화는 위화감으로 인해 몰입이 무척 힘들어 지도록 만드니까요. 이런 균형점을 '이레셔널 게임즈'는 잘 잡아내고 효과적으로 '콜롬비아'에 투영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 '이레셔널 게임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레빈(Ken Levine)'의 테이스트가 진하게 느껴지는 이데올로기적 뒤틀림입니다. 1912년의 세계를 뒤덮고 있던 인종 차별 주의, 민족주의, 국수주의를 진하게 비틀어 '콜롬비아'에 우려넣은 것이죠.
지금의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입니다. 1912년의 가치관은 지금의 우리의 가치관과 현저히 달랐고, 그렇기에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점을 지금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은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치를 떠오르게 만들정도의 앵글로 색슨 우월주의는 흑인은 물론 동양인이나, 우리들로썬 구분하기 힘든 아일랜드인 등을 철저하게 구별하고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에 쓰이며,'콤스톡'을 중심으로한 광신적인 기독교적 사상은 당연한 듯 받아들여집니다. 이를 이용한 폭력이 정당화 되기도 하구요. 이러한 권력을 이용해 '콤스톡은 자연스럽게 '콜롬비아'라는 공중도시의 우월함을 계속 언급하고 지상을 '소돔'이라 칭하며 정화해야할 대상으로 구분함으로써 베타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레셔널 게임즈'는, '콜롬비아'의 활기 속에 이러한 소름끼치는 뒤틀림을 심어놓고, 진행과 함께 고름을 터트리듯 하나씩 물꼬를 틀어가며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키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 변화에 적응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변화의 과정'에 플레이어는 놀라지 않고, 이로인한 '결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실력은 '캔 레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솜씨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앨리자베스와 부커의 관계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하고도 의미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캔버스 위에서 펼쳐지는 '부커'와 '앨리자베스'와의 관계 또한, 무척이나 특이합니다. 이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비디오 게임 시장의 전반적인 성 관념에 대해 이야기를 꼭 해야될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비디오 게임 시장은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남초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유명한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Super Mario Bro.)'에서 '피치 공주(Princess Peach)'은 악당의 손아귀에서 구해야할 히로인의 위치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고, 몇십년이 지나 최신의 그래픽으로 등장했던 '바이오 하자드(Bio Hazard 4)'에서의 여성 캐릭터, '애슐리(Ashley)'의 역할은 '피치 공주'와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나약하고, 강한 남성에게서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 말이죠.
수많은 게임에서 여성은 남성에게서 보호받아야 하는 고리타분한 성적 관념에 뿌리박혀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를 깬답시고 등장한 총을 들고 싸우는 여성 캐릭터는 섹스 심볼로 사용될뿐 어느 시점에서 남성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는 연약한 여성이 됩니다. 성적 관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써 성장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는 여성 캐릭터는 '툼 레이더(Tomb Raider)'의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정도로써, 무척이나 손에 꼽을 정도에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앨리자베스'는 기존 비디오 게임계의 성적 관념에서 벗어난, '라라 크로프트'와 같은 수준의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앨리자베스'는 '부커'를 만나 탑을 탈출하기 전에는 그저 소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 그녀는 계속 변화합니다. 단순히 어느 시점을 지나 '짠!'하고 변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부커'가 약한건 아닙니다. 사실 플레이어는 '앨리자베스'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서도 충분히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어요. 그녀가 게임 플레이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실질적으로 총알이나 회복약을 제공하거나 자물쇠를 따는 서포트 캐릭터에 불과하며,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지만 동시에 적을 공격하지도 않습니다.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능력인 '테어(Tear)'를 통해 다른 차원에 있는 사물을 끌어와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부커'가 부탁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수많은 연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앨리자베스'의 도움을 받도록 유도하고, 동시에 '엘리자베스'가 실제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게임 내부에서 '부커'와 '앨리자베스'는 끊임없이 대화하며, 상호작용합니다. 전투가 없을떄, '앨리자베스'는 주위를 살피며 돌아다닙니다.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면 부커와 그것에 대해 잡담하며, 특정 오브젝트를 들여다보거나 만지는 등의 상호작용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주위에 락픽이나 중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부커에게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해 주기도 하죠. 전투 안에서, 회복약이나 총알을 필요로 할떄 '앨리자베스'가 '부커'에게 건네주는 방식은 특이합니다. '부커'가 '총알이 필요하니 내게 줘!'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앨리자베스'가 '총알이 필요할테니 여기 받아!'라는 식이죠. '테어'의 경우에도, 비록 '부커'가 지시를 하고 '앨리자베스'가 능력을 쓰는 형태입니다만, '앨리자베스'가 주체라는 연출임에는 다름이 없습니다. 심지어 사망시 부활할때도, 비몽사몽중에 '부커'를 필사적으로 치료하는 '앨리자베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말 다 했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물론, 이 모든건 교묘한 연출로 감춰진 착각에 불과합니다만, 이 모든 것이 훌륭하게 가려져 있고, 또한 착각의 목적이 '엘리자베스'를 향한 '부커'의 일방향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를 돕는 양방향적 관계의 형성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때, 무척이나 훌륭하고 성공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만의 매력적인 장점이라고 봅니다. 감정이 실린 훌륭한 성우들의 연기가 이를 뒷받침 한다는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하네요.
<독특한 능력들을 가지고 벌어지는 전투는 전략적 개성을 더더욱 높여준다>
근본적으로,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다른 어떤 점보다 '바이오쇼크'의 전투 측면이 비슷합니다. '플라스미드'에서 '비거'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총기와 초능력을 중심으로 한 전투라는 점은 변함없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전작들과는 차별화 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일단 무엇보다 총기의 비중이 크게 줄었어요. 수많은 무기를 들고다니며 탄종을 바꿔가며 싸웠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동시에 두가지의 총기만을 들고다닙니다. 탄종 또한 교체가 불가능하며, 근접무기는 전작처럼 총기처럼 장비 한칸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식의 즉발식 근접 공격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무기의 업그레이드의 폭 또한 크게 줄어들었는데, 강화제를 대체하는 기어는 모자, 상의, 하의, 그리고 신발, 네가지 파츠에 한개씩 착용 하는 것으로 제한되었고, 무기 업그레이드 또한 개성이 크게 줄어든 측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플라스미드를 대체하는 '비거'는 각각의 개성이 강화되고 좀 더 분화되었습니다. 많은 수의 능력이 통폐합 되고 사용하기도 무척 여유로워졌는데, 일단 거의 모든 비거가 버튼을 꾸 누름으로써 함정으로써 사용 가능하게 되었고, 비거를 사용하는데 소모되는 솔트 또한 재보급이 용이합니다. 몇몇 소모량이 큰 기술을 제외하자면 비교적 소량의 솔트로도 세네번의 기술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사용량도 줄어들었고 말이죠. 무었보다 많은 능력이 범위공격이 되었기 떄문에 다수를 상대할때 무척 용이해지기도 했습니다. 분노, 빅대디 최면, 그리고 해킹등의 능력은 포제션 하나로 통합되었고, 대다수의 능력이 혼자서도 함정 설치가 가능해지자 회오리 함정은 그 모습을 감췄습니다. 대신 버킹 브렁코로 적군을 공중에 띄우고 추가 데미지를 줄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광역스킬로 변화하였습니다.
총기-신체 능력의 너프와 수많은 비거의 분화 및 변화는 '이레셔널 게임즈'가 비거의 적극적인 사용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손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전작의 적이 일반 스플라이서, 거미 스플라이서, 마법 스플라이서, 그리고 필드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빅대디 정도로만 나뉘었었다면, 이번 적들은 좀 더 분화되어 무기나 무장 상태로써 더 많이, 그리고 확실히 변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적들에서부터 시작해서 불구슬을 계속 던지며 죽기 전에 자폭하는 적, 까마귀로 변신하여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는 적, 강력한 사이보그 핸디맨과 프로퍼간다를 외치며 다가오는 테엽 인형 애국자까지. 이런 적들에 맞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들의 약점에 해당하는 비거를 사용하도록 만들고, 이로써 전투의 우위를 점하게 하는 구성은, 기본적이면서 확실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살짝 문제점이 있어요. 바로 난이도인데요, 높은 난이도(하드~1999모드)에서 플레이어는 총알 한방 한방에 희비가 갈리는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겪을 수 있지만, 낮은 난이도(이지~보통)에서는 비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게임의 재미 자체가 크게 반감되어 버리기에, 어떤 난이도를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 자체가 극과 극으로 나뉘어 버린다는 것이죠. 많은 리뷰어들이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두고 꼭 하드로 플레이하라는 점에는 바로 이런 의미가 담겨있는 것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난이도를 높이기엔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후반 클라이맥스 전투의 난이도는 이상하리만큼 어려우니 말이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이레셔널 게임즈'는 전체적인 난이도 측정에 있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난이도를 추천드리자면, 하드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드정도의 난이도는 후반부를 제외하자면 플레이어의 도전심을 적당히 자극하고 동시에 비거를 이용한 전략적인 전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난이도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퍼즐 조각을 그러모아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비로소 완전한 그림이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수많은 요소들은 전부 하나의 큰 강이 되어 흘러갑니다. 바로, 좋은 이야기'를 향해 말이죠. 사진에 비유하자면, 공간적, 시간적 배경과 이를 표현하는 디자인은 좋은 필름이고, 전투와도 같은 게임 플레이 요소는 그 캔버스 위에 칠하는 고성능의 카메라와도 같은 것일 겁니다. 이런 도구들을 이용해서 촬영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관계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요소인 피사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로써 사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칫 잊어 버리고 지나칠수 있는 세부 설정들이 모여 피사체를 둘러싸 하나의 배경이 되어야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사진이 되는 것이지요. 그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서 세부 설정들은 어떤 식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오고 있을까요?
일단,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전작들의 방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복소폰이라는, 갖가지 다른 과거의 시간대의 사람들이 녹음한 독백이나 대화들을 수집해 이를 들어나가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유추하는 것이죠. 이 복소폰은 게임 전역에 흩어져 있기에, 게임의 세계에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일수록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게 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동시에 도전과제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도 성취감을 줄 수 있구요. 하지만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이 방식만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작에서 찾아볼수 없었던 것. 바로 대화를 통해서죠.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주인공은 전작과는 다르게 벙어리가 아닙니다. '부커'는 자신의 정체성이 확고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행동을 보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캐릭터죠. '부커'는 게임 내내 게임에서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과 대화하고, 반응하며,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모두 이 대화속에서 서술되어 갑니다. 단순한 기록물에 불과한 복소폰과 비교하면 생동감 넘치는 대화들은 복소폰과는 다른 수많은 유기적인 정보들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게 됩니다. 자잘한 일들에 대해 반응하는 '부커'와 '앨리자베스'의 대화같은 것으로 말이죠. 게다가 도시는 전작의 '랩쳐'처럼 죽어잇는 도시가 아니에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 사람들 역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화들을 이용하는 방식은 전작과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완전히 다른 색다른 기분으로 세부 설정을 받아들이게 만들며, 저는 이 방식이 무척 훌륭하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 완성도에 있어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세부 설정은 무척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복잡한 퍼즐은 스트레스를 안겨줄 따름이다>
하지만, 그런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세부 설정들에 대해 마냥 칭찬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게임의 세부 설정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복잡해요. 3000 피스의 화이트 직소 퍼즐처럼, 스토리 자체가 매우 난해합니다. 나쁜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선에서 이야기 드리자면, 이 게임은 확실히 시작과 끝은 매우 명료하며 요즘 다른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자기완결성이 매우 뛰어나요.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다다르는 과정이 배배 꼬고 꼬여있어요. 게임을 클리어한 많은 플레이어가 커뮤니티에 모여 - 스포일러가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에게 얼마나 폐를 끼치는 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뜩이나 복잡한 스토리와 세부 설정을 수많은 복소폰과 대화로 잘게 나누어 쪼갬으로써 정보의 절대적인 총량마저 크게 증가해 버린 탓에 이런 스토리 텔링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은 질식해버릴 정도의 복잡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점은 전작과 비교했을때 분명 단점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전작, '바이오쇼크'의 스토리텔링은 무척이나 깔끔하고 직관적이기까지 해서, 녹음 기록들을 열심히 찾지 않은 플레이어도 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반전 이를 위한 연출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었죠. 물론 전작의 세부 설정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세부 서정을 비교해 보자면 전작도 복잡하면 더 복잡했지, 더 단순하지는 않습니다만, 정보의 총량 자체는 더 적고 꼬이지도 않았기 떄문에 이해하기는 이쪽이 더 쉬운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서 다회차 플레이는 게임을 이해하기 위한 거의 필수 요소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여유롭게 1회차에선 찾지 못했던 정보를 얻어가고 미처 꺠닫지 못했던 복선을 꺠달아가는 과정은 반복된 플레이어라도 색다른 기분을 들게 만들긴 하지만, 시간에 쫒기는 현대 게이머들이라면 이런 플레이는 분명 부담스러운 법이죠.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이브를 하면 되지 않느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개별 세이브가 불가능해요. 이 점 만큼은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변화더군요.
어쨌든 게임이 이정도로 복잡하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단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이 점은 플레이어에게 장벽으로 다가와요. 게임을 시작하고 팔품을 팔아가며 여러 이야기들을 이해하라고 '이레셔널 게임즈'가 반강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바이오쇼크'가 일단 한번 본다면 대체적인 윤곽을 이해할수 있는 한 편의 영화라면,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수많은 복선들이 수많은 은유와 묘사로 깔려있는 한 권의 두꺼운 소설이에요. 현 시대의 주류 게이머들이 책보다 영화의 정보량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하자면, 이 단점은 매우 뚜렷하게 작용합니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과실은 없는 법이다>
하지만, 저는 그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레셔널 게임즈'가 만든 '콜롬비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찾고 이를 이해하려 한다면, 그 노력에 대해 게임은 손에 꼽을만큼 훌륭하고도 매력적인 이야기, 시간이 지나고도 잊지 못할 이야기로써 보상하니 말입니다. 좋은 책은 언제나 그래요. 한 권의 좋은 책을 완벽하게 음미하기 위해선, 그 어느때보다 책에 집중하고 몇번이고 읽어야합니다. 물론 그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책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나면, 그 책과 그 책의 이야기는 당신을 괴롭히던 수많은 자잘한 일상의 이야기를 한방에 잊게 만들어주는, 잊지못할 시간으로써 자리잡게 되는 겁니다. 그런 노력이 뒤따른다면, 여러분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서 정말 좋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전작 '바이오쇼크'와는 완전히 다른, 색다르고, 신선하며, 독특하고, 훌륭한, 하나의 좋은 이야기를 말이죠.
정가 - 48000\
한줄평 - 난이도 조절에 문제가 있고,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 단점을 극복하면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좋은 이야기를 가진 훌륭한 작품.
평가 - 50000\
호불호요소
-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기 좋아한다면... +2000\
- 기존 게임들의 스토리텔링에 질렸다면.. +1000\
- 스피디하면서도 색다른 액션을 기대한다면... +1000\
-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면.... -3000\
- 두꺼운 책을 읽기보다 영화를 보기 좋아한다면.. -2000\.
- 어려운 싸움에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면... -2000\
- 전작, '바이오쇼크'와의 연관성을 찾으려한다면... -2000\
P.S 1999 모드는 꼭 플레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게임을 한번 클리어하거나, 특정 커맨드를 입력해 해금 가능한 이 난이도는, 적의 공격력이 매우 높아지고, 동시에 한번 죽을때마다 100달러씩 차감되며, 돈이 부족할경우 메인 메뉴로 쫒겨나 버리기 까지 하는 하드코어한 모드입니다. 체크포인트가 없던 옛 시절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은 왜 1999 모드의 이름이 '1999'모드인지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더군요.
P.S 2 본문에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사운드트렉이 무척 좋습니다. 상황에 맞게 연주 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도 무척 높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God only know'의 아카펠라 버젼은 게임을 플레이한 모든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노래 아닐까요?
P.S 3 게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운디드니 학살(Wounded Knee Massacre, 게임 내에선 운디드니 전투라고 이야기됨)'이나 '의화단 운동(Boxer Rebellion)'은 모두 실제 역사에서 벌어진 사건들입니다. 관련 역사 교육이 필수 교과목이 아닌 한국인으로써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이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운디드니 학살'은 1890년, 운디드니라고 불리는 계곡에서 저항 의지가 없었던 300여명의 인디언들을 미군이 학살하고, 몇 안되는 생존자들마저 추위와 기아에 방치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던 사건으로써, 미국이 세워진 뒤로 끊이지 않았던 원주민과의 전쟁이 백인의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되는 사건이고, '의화단 운동'은 1899년부터 1901년까지 반 서양 이념을 중심으로 궐기한 세력인 의화단과 이를 지원하던 청나라 정부가 서양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자 서양의 8개국이 연합, 2개월만에 베이징을 함락한 사건입니다. 두 사건 모두 인종주의와 민족주의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동시에 두개의 다른 문명이 충돌하여 승자와 패자로 나뉘었던 중요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Reviewed by 네크
사진 출처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공식 홈페이지, 게임 내부.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2013) (14) | 2014.07.26 |
---|---|
리뷰 :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Metro Last Light, 2013) (3) | 2013.05.26 |
리뷰 : 데드 스페이스 3 (Dead space 3, 2013) (2) | 2013.02.25 |
리뷰 : 파 크라이 3(Far Cry 3, 2012) (2) | 2012.12.15 |
리뷰 : 워킹데드(Walking Dead, 2012) (3) | 2012.11.29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