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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의 무개념 분지
1/ 틱. 틱. 틱. 537번 남았다. 실제로 소리가 나는건 아니었다. 차갑게 식은 폐공장 안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태엽장치 따위 없었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거라곤, 분당 180번 뛰고 있는 내 심장과 미세한 핀셋을 움직이는 내 손가락 뿐. 이따금, 내 입이 열리고 말이 쏟아져 나오고는 했다. "이제 배선을 들어내겠습니다. 젠장. 어, 10시 방향의 회로에서 3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아마 시한장치로 연결되는 붉은 선 두개가… 맞아요. 시한장치로 연결되어 있네요. 그리고 이건… 젠장. 트랩입니다. 건드리면 폭발하겠죠. 하단부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독백에 가까운 문장이다. 영화에서나 자주 볼만한 장면일지도 모른다. 폭탄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가, 귀에 이어폰을 하나 끼운체 폭탄에 손을 대는 것이..
"음. 분명히 통 안에 사과가 더 있지 않았나?" 중얼거린다. 내 목소리다. 몇번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목소리. 딱히 누군가에게 말하는건 아니었다. 애초에 이 선박에 탄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었으니까. 뭐, 얀센 할아버지는 부득부득 선박이 아니라고 우겼겠지. 솔직히, 양심에 찔리기도 하다.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내가 선박이라고 하면 선박인 것이다. 설령 세명이 타면 본격적으로 비좁아지기 시작하는 배, 아니 선박일지라도 말이다. 한숨을 쉬고 통 안에 손을 뻗었다. 해질녘이 다 되어 어둑어둑해져 안보인 것일지도 몰랐다. 직접 손으로 세어보는게 더 나을지 몰랐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뭔가 이상한데. 마지막 사과는 조금 이상했다. 부드럽고 몰캉한게, 사과보단 물러터진 복숭아라는 느낌이었다. 아니..
'엑스맨 영화 시리즈'가 언제나 의미있었던 이유는 뮤턴트라는 가상의 존재를 비유로 삼아 현실을 비추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배척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해받지 못한 존재로써 어떻게 더불어 사는가. 우리 대다수는 어딘가 다른 사람보다 소외된 부분이 있고,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더욱 특별하기에, 이러한 메세지들은 영화로 하여금 공감의 힘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로건'에서 등장하는 뮤턴트는 그 어느때보다 비참한 존재로써 나타납니다. 그건 단순히 '로건'이라는 캐릭터가 늙고 쇠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뮤턴트라는 계층이 더 이상 문제로조차 회자되지 못하는, 잊혀진 존재가 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존재함에도 사회가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죠. 이러한, 살아..
결전으로써 손색 없을 정도로, 마왕성의 알현실은 침묵을 유지했다. 본디 옛 엔탈리아 왕국의 왕실이 살았던 영지의 그것이기에 당연한걸지도 몰랐다. 하지만 거대한 왕좌에 앉아 그 넓직한 등받이로 창밖의 빛을 은은히 받아내 마치 후광을 두른 것 처럼 행세하는 마왕의 모습은 그의 발로 직접 짓밟은 엔탈리아의 왕 로코츠 4세보다야 훨신 더 왕다워보였다. "드디어 당도했는가, 용사여. 때가 되었다 생각했지만, 이리 빨리 도착할 줄이야."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괴물처럼 그르렁거리지도, 호걸처럼 걸걸한 목소리도 아닌, 다분히 이성적이고 차분한 목소리. 오히려 그랬기에 수많은 이들이 악의 길을 그와 함께 걸은 것일지도 모르리라. "마왕이여, 자신이 결국 죄값을 치뤄야 하리라는 생각은 한 모양이지? 그럼 쉽게 쉽게 ..
훌륭한 대장장이는 드워프지만, 모든 드워프가 훌륭한 대장장이인건 아냐. 개중에는 뜨거운 모루 앞에 서서 망치질하려 하지 않는 이들도 왕왕 있지. 에를렌도르라는 이름의 드워프도 대장장이가 되지 않으려하는 드워프 중 한명이었지. 왜였을까? 석탄의 열기를 싫어해서였을까? 밤낮으로 반복되는 담금질에 지쳐서였을까? 아니면 쉬지않고 두들기는 망치질에 신물나서였을까? 에를렌도르의 부모와 형제들은 땜장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에를렌도르를 보고서는 저마다의 물음을 가지게 되었단다. 하지만 그 물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단다. 얼마 지나지않아 이들은 에를렌도르가 어째서 땜장이에 신경쓰지 않았는지 모두가 알게되었으니 말야. 에를렌도르는 말했어. "나는 사탕장이가 될거야! 달고 맛있는 사탕장이가 되어 그 누구보다 맛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