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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너희들이 그렇게 된건 내 잘못이 아니야

Nake 2016. 12. 26. 18:34

 

"피고인, 최후 변론 시작하세요."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난 내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라고!"

 

"정숙! 정숙하세요. 피고인. 피고인은 아직도 지금까지의 재판을 수긍하지 못하는 겁니까? 당신이 가져온 무분별한 권능 남용으로 인간 사회에 얼마나 많은 혼란과 혼돈을 초래했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한거냐구요. 원고측에서 제시한 수많은 증거는 이미 증빙이 끝난 상태이며 거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피고인측도 긍정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건, 후…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하지만 제가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했음에도, 전 무죄입니다. 전 모든 신으로써 한번쯤 받게 되는 권리를 행사했을 뿐입니다. 인간을 향한 시련 말이죠.

 

저는 - 이미 수없이 언급했듯 - 인간이 흔히들 가지고 있는 성별에 대한 무의미한 편견이 인간 사회를 발전시키는데에 있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 만연한 이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익히 아시다시피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고서야 쉬이 공감하지 못하는 생명체이니 말입니다."

 

"괴물! 괴물같으니라고-"

 

"정숙! 증인은 당장 정숙하세요! 전 이미 이 재판을 진행하며 너무나 많은 혼란을 감내했습니다! 오늘마저 이딴 일로 시간을 끌진 않을겁니다! 이 이후로 이 재판을 방해하려는 인물은 바로 법정 모독죄를 적용, 구속조치 하겠습니다! 피고인! 최후변론을 계속하세요! 말도 안되는 헛소리 말고!"

 

"예. 재판장님. 알겠습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재판에 차질이 되는 발언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죄목 앞에 당당합니다. 저는 제 권리를 행사했을 뿐입니다. 그것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신들에게 주어졌던 수많은 권리이며, 실제로 행해지고 또 기록에 남은 권리입니다. 이것이 문제라면, 애초에 신이란 존재해선 안되는 존재겠지요."

 

"끝났습니까? 그럼 좋습니다. 원고측 최후 변론 시작하세요."

 

"음. 피고인이 행사한 권리가 모든 신에게 응당 주어지는 권리라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설령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않은체 수백년 가량의 시간이 흘러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하지만 그 권리가 실제화되기 위해서의 한가지 조건만큼은 당당히 명기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모든 시련은 그것이 얼마나 처참할지언정 극복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극복됬어야 합니다. 시련으로부터 교훈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지, 시련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말한 '시련'으로부터 사람들은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시련이라는 이름의 피고인의 권능에 당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런 상태로 남아있게 되어버렸어요. 이로인해 인간계는 혼란에 빠져들었고 이를 극복하기란 현재 불가능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이 시련이라 부르는, 권능의 남용과 무책임한 실험 때문에 셀 수 없는 시간동안 유지되어져오던 인간사회가 사라지게 생겼다는 겁니다-"

 

"아냐! 아니라고! 나는 분명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었고 알려주기까지 했다고!"

 

"때문에 원고측은 시련이라는 이름으로 인간 남성을 여성으로 바꾸게 만든데 대해 유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냐! 아니야!"

 

"정숙! 보안관! 피고를 법정에서 끌어내세요!"

 

"이거 놔! 놓으라고! 나는! 나는 말했어! 1달! 성별이 바뀌고 1달동안 바뀐 성별에 탐닉되지만 않으면 됬었던거라고! 으악! 그걸 지키지 못한건 인간들이지 내가 아냐! 나는 죄가 없어! 누가 알았겠냐고! 성별이 변화하고 하나같이 자위 삼매경에 빠져들줄은! 저주한다! 인간들을 저주한다!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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