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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간 도둑

Nake 2015. 12. 30. 23:18

[시간을 훔쳐드립니다]


그 수상쩍은 건물의 간판엔 그런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왜 그 간판에 눈길이 간건지는 잘 모르겠다. 친구와의 약속이 파토나버려, 어이없을정도로 너무 많이 남아버린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도시의 골목을 방황하다 마주친건 알겠는데.


아, 조금 주위를 둘러보자, 시간을 훔쳐준다는 가게와 그 간판이 그 골목에 있는 다른 건물과는 무언가 다른, 묘한 위화감을 풍기고 있기 떄문이라고,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름이 특이한 것도 있지만, 다른 건물과 비교했을때 아주 미묘하게 젊어보여서 그런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그 가게만 따로 떼고 봤을때 새로 지은 건물이라는 느낌조차도 들지 않긴 했지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액정화면을 켜보았다. 아직 오후 7시. 비실비실한 겨울해는 이미 땅 밑으로 꺼진지 오래고, 그렇다고 들어가기엔 오늘 밤을 샐 각오를 하고 나온 내 자신이 처량해진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라고 했었나?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이런 수상쩍은 가게에 들어가도 될까? 혹시 모르지.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납치되어 원양어선에서 깨어나게 될지. 그런 도시괴담을 믿는 주의는 아니었지만 불필요한 경계도 아니지 않나.


뭘 할지 감도 안잡히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 그러자 눈에 들어온건 새하얀 입김. 그래. 단 한가지는 분명했다. 밖이 더럽게 춥구만. 일단 들어가보자. 밖에 있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일단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쇼윈도가 설치된 거리도 아니고 답답하게 생긴 골목 안짝에 나있는 문이라, 솔직히 말하자면 정문이 아니라 뒷문에 가까웠다. 뒷문에 굳이 간판을 설치할 리 없으니 이쪽이 입구가 맞겠지만, 그런 것조차도 꺼림칙한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는게 마음에 안든다.


그럼 어때. 나는 차디찬 철문의 문 손잡이를 비틀어 열었다. 외견처럼 꽤나 무거운데다, 경첩은 제대로 손질이 안되있는듯 살짝 삐걱대며 뻑뻑한 느낌마저 들었다. 문을 끌어 당겼을때 순간, '잘못들어온거 아냐?'라고 생각할만큼 말이다.


하지만 내부는 의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 목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마감재로 벽을 마감하고, 온화한 주황색 조명을 바닥에 곧바로 뿌리지 않고 천장에 반사시켜 빛을 은은하게 흩뿌린 결과, 따뜻한 온기를 머금은 공기와 함께 시너지를 이루어 마치 추운 산장에 홀로 놓여진 통나무집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누구 없어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일단, 문을 닫고 안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니,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외관과 비슷한 형태의 위화감이 이 안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첫번째로, 대체 여기가 뭘 하는 곳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실내 크기 자체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10평? 그보다 조금 넓다고 보면 되나. 하지만 그 방 안에 놓인 가구는 벽에 붙여진채 배치되어 있는 2인용 테이블과,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의자 뿐이었다.


그 의자의 반대편, 그러니까 2인용 테이블에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았다고 가정했을때 한 사람의 대척점에 있는 바로 그 위치를 차지한 벽에는, 더 이상한게 붙어있었다. 누가 봐도 구식인, 솔직히 영화나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는 처음보는 구형 녹색 브라운관 모니터가 벽에 안쪽에 설치되어 그 화면만을 벽 밖으로 향하여 보여주고 있었고, 그 밑부분, 그러니까 모니터를 얼굴로 가정헀을때 그 사람의 가슴팍이 있어야할 부분엔, 작은 화물용 철제 엘리베이터 문이 달려있었다. 그, 다층구조로 되어있는 식당에서 흔히 볼수 있는 엘리베이터 있지않은가.


좋아. 대체 뭐하는 곳이지? 일단 문을 닫은채로, 한발짝도 더 디디지 않은체 이 가게를 관찰했다. 일단 적어도 근육질의 어부가 날 납치할만한 환경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수는 있었다. 그 가게에는, 내가 들어온 그 문만 있을뿐, 다른 곳에서 들어오거나 나가는 문은 일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목길도 은근히 소리가 잘 나는 곳이니까, 내가 불의의 습격을 당하는 일도 없을테고.


그런, 솔직히 완전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용기로, 나는 방 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빈 의자에 앉았다.


운 좋게도, 빙고.


녹색 화면이 껌뻑이며 한번 번쩍이고 노이즈와 함께 일렁이더니, 천천히 문자열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어        ]

[서        ]

[오        ]

[세        ]

[요        ]


“오. 움직인다."


그러고보니, 탁자 위에 아무것도 없잖아. 키보드라도 있어야하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때 즈음, 브라운관이 다시금 점멸해, 새로운 문자열을 뱉어냈다. 이번엔 가로로.


[    어  서  오  세  요   ]

[  시 간 을    훔 치 는  ]

[       가   게   에        ]

[      이   름   이   ?    ]


“이름? 그걸 어떻게 입력하라는거야? 키보드도 없는데?"


그렇게 말을 꺼내자 마자, 마치 화면이 그 소리를 알아들은 것 처럼, 아니, 실제로 내 말을 알아듣고는 문자열을 바꿔 화면에 내었다.


[   말 하시면 됩니다  ]


“헉 시발 뭐야!"


순간 끼친 소름에 피부가 돋아 등을 타고 올라왔다. 순간 모니터가 멀어졌다 싶었더니, 내가 탁자를 넘어트리고 일어난 거였다. 왠만하면 잘 안놀란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난 그저 주인 없을때 자동으로 사람을 맞는 기계인가 싶었는데, 이건 나에겐 너무 큰 자극이라고.


[  ‘헉시발뭐야’ 가 맞습니까?  ]


“아냐!"


[  알고 있습니다  ]


이런, 내가 너무 방심했나. 이 화면 뒤에는 분명 사람이 있다. 로봇인척 하면서 사람을 속이지 말란 말야.


“어. 일단 아무 말 없이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뭐 예약을 하고 오는 곳 같은데, 나가야된다면 자리를 비켜드릴…"


[  아닙니다 오히려 이 곳은 당신같은 사람을 위한 곳 입니다  ]


“저같은 사람요?"


[  네   홀로 추위에 떠는 사람들  ]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침표는 찍어지지 않는듯 했다. 뭐 상관 없었지만.


“아, 전 굳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진 않았어요."


[   하하하 그랬다면 애초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에요  이렇게 수상한 가게에  ]


[  코코아라도 드시겠습니까  ]


코코아라니, 어디서? 저 엘리베이터를 통해서인가?


“가능하다면 저야 좋죠. 얼마인가요?"


[  돈은 필요 없습니다   전 코코아를 파는게 아니니까요  ]


공짜? 나야 좋지.


“그럼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  그 쪽으로 보낼 동안   잠시 기다리세요  ]


그 문장이 화면에 뜨기 무섭게, 엘리베이터 문이 덜컹거리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예전에 호프집 알바를 했을때도 이런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었는데, 이 가게의 엘리베이터는 상당히 구형인듯 내가 알고 잇는 것보다 더 크고 정신없이 떨려왔다. 여기다 코코아잔을 싣는다면 쏟아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때즈음 화면이 점멸하더니 새로운 문장이 떠올라 있었다.


[  코코아가 갈 동안   이야기를  ]


“아, 맞다. 이름 물어보셨죠? 최재민이라고 합니다."


[  최제민   맞나요  ]


“아뇨. 아 이를 써서 재민이라고 합니다."


[  재민   최재민   좋은 이름 이네요  ]


“감사합니다."


[     제미니    ]


“네?"


[   제미니   그게 제 이름   ]


제미니, 그러니까 쌍둥이자리말인가?


“외국분이신가요?"


[  뭐  그렇죠  ]


“그런 것 치고도 특이한 이름이네요."


[   그런건가요  ]


“외국분이시라 이렇게 불편한 방식을 으로 대화하시는 건가요?"


[  아뇨   그건 아니고  ]


그리고는, 화면이 잠시 멈추었다, 다시 점멸하며 바뀌었다.


[   재밌잖아요  ]


확실히 재밌긴 하다. 독특한 방식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상깊기도 하니까. 이 묘한 분위기의 가게의 주인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이상하지조차 않았다.


띵! 그리고는 경쾌한 벨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상하로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코코아가, 흰색 머그컵 안에 담겨있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의 경계를 정확하게 맞추어 담긴 코코아의 모습에서, 나는 어렴풋이 이 코코아를 머그잔에 따르는 이의 얼굴을 상상하고 말았다.


“우와. 향도 좋네요. 어디."


엘리베이터까지는 팔이 닿지 않았기에, 의자에서 일어나 머그컵을 집어왔다. 그래. 손잡이에서 느껴지는 액체의 묵직함과 참을수 없는 온기. 머그잔과 따뜻한 음료만이 이 추운 겨울날에 제공할수 있는 유일한 최상의 경험이지!


“음-"


그렇게 말없이 음미하고 있자, 화면이 말했다.


[   마음에 드시나 보네요  ]


“네. 정말 좋네요."


[   전통의   비밀 레시피   ]


“우하하. 코코아에 레시피같은 것도 있나요?"


[   그럼요   당연하죠  ]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됬다. 솔직히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그리고 화면으로 대화해서가 아니라, 제미니가 나와 생각보다 엄청 잘 맞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시덥잖은 친구의 약속이 깨졌기 때문에 맞은 우연 치고는, 이런 좋은 우연이 없었다.


제미니는, 내가 지금까지 사귄 친구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좋은 경청자라고 해야하나. 모니터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떻게 대화에 끼어들겠냐는 반론을 할 수 있겠다만, 그 이전에 그는 언제나 내가 말이 끝나고서야 말했고,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가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이런 사람은 세상에 드물다. 내가 나이가 많은건 아니지만, 그 사실을 이젠 어렴풋이 깨달을 나이는 되어다. 그래서, 난 이 대화를 최대한 오래 끌고 싶었다. 밖이 춥든, 눈이 내리든, 해가 떴든 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이 시간이 최대한 길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내 잔 안의 코코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최대한 아껴서,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코코아를 음미했다. 맛 자체가 좋은 것도 하나의 이유긴 하지만. 하지만, 모든 코코아는 언젠가 그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난 맨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던 질문을, 마침내 꺼내들었다.


“궁금한게 있는데요, 제미니. 시간을 훔친다는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그 질문에, 어떤 딜레이도 없이 제미니는 다음 문장을 띄어올렸다.


[  그거 말인가요    말 그대로   시간을  훔치는 거랍니다  ]


“하하. 즐거운 시간을 보내 시간이 지나는걸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건가요? 막 용궁에 갔다 온 사람처럼 세상의 시간이 지나있다던가 하는건가요?"


[    아뇨   문장  그대로   ]


라는 문장을 띄운 녹색 모니터는, 갑자기 아주 작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 생물의 소리는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더 기게적이고, 말끔하게 계산된, 그래, 카메라의 셔터소리처럼…


그리고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하지만 코코아때와는 다르게, 그 경쾌한 벨소리는 몇초 지나지 않아 울려왔다.


“어? 뭘 보낸거죠?"


[    열어보세요   ]


무슨 해가 있겠을까. 나는 그 즉시 일어나 엘리베이터 쪽으로 들어가 칸막이를 열어재꼈다. 그 곳에는, 김이 모락모락 흘러나오는 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제 사진이네요?"


[          네           ]


“이게 시간인건가요?"


[                        ]


그 물음에, 제미니는 여태까지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공백을 화면 위에 띄웠다. 수십초가 지나고 나서야, 제미니는 글자를 보냈다.


[    시간은    사실   기록   불가능   합니다   ]


“네?"


무슨 소릴 하는거지? 뭔가 철학적이고, 복잡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 부류의 이야기가 시작될 것 만 같았다. 하지만 제미니의 이야기지 않은가. 내 이야기를 그토록 들어주던 사람인데, 이번엔 내쪽에서 양보해줘도 괜찮겠지.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상당히 장문의 메세지가 연속해서 화면 위에 등장했다.


[     사람은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려 하지만   그건   전부   시간의   단편일 뿐   진짜  시간이   아닙니다    ]


[   언젠간   변하고   마는   인간의    기억보다   더   정확  하다는      영상   또한   초당  스물 네개의   사진의  연속  일 뿐    ]


[       결국    시간이란       사라 지는     것   ]


[     그   과거  의   흉내인   기록을       진실   이라고  생각 하는 건     오직       인간 뿐    ]


[        ‘현재’   라는건  시간과 함께   흘러가버려   모두       거짓이 되어  버립니다  ]


[    결국   수많은   과거의 단면   속에서      진실을    정하는건    미래에서     과거를   관측 하는   이 일 뿐   ]


[         이 모든   것도   결국        글자로 이루어진     기록이     되고  ]


[    그   기록을       관측자는     진실이라   믿습 니다  ]


[         저는   지금   이 자리     이 순간부터    당신의   시간을  훔쳤습니다    ]


[   이   곳에     들어 온   순간   부터   당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


[        당신이    기록된           모든   것에서    저는   당신을        배제하고    대신    저를         집어 넣었습니다     ]


[      당신은     지금 부터     존재하지   않습 니다     ]


[   미래의     관측자는        당신을 관측   하지   못해요    ]


[       그들이   볼   수       있는건    그   자리를    대체한   저   뿐이죠  ]


[      도둑질은           성공적입니다     ]


잠깐, 뭐라고?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제가 기록된 모든 영상이나 글같은 걸 전부 바꿔서, 제가 아닌 당신이 그 일을 했다고 조작할 거라는 이야기에요?"


[      정답      ]


“아니, 그걸 왜 하는거에요? 기록이 바뀌었다고 해서, 제가 한 일이 제가 하지 않은게 된건 아니잖아요.  뭘 하든 제가 하는거고, 제미니, 당신이 한건 아닌데 말이죠.”


[        그건   오직       네 기준의 이야기일   뿐   ]


“제 기준요? 그럼, 제미니씨의 기준은 다르기라도 합니까? 미래에서 저와 대화하고 계시기라도 한거에요?"


[      정답      ]


하.


어이가 없었다.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인간도 정상은 아니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만 지껄이는군. 하긴, 이런 대화 자체가 정상인의 범주의 것은 아니니까. 이런건, 사실 기대한 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나이를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그 사실은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됬습니다. 뭐.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됬네요. 집에 돌아가봐야될 것 같네요. 좋은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화면은 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공백을 띄우고 있었던 것 같았다.


제기랄. 그냥 내가 미친건가?


한숨을 푹 쉬었다. 손에 꼭 쥔 사진은 이미 구깃구깃해져 있었다. 뭐 어때. 잘 나온 사진도 아니었는데.


“그럼 뭐. 잘지내세요. 코코아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문손잡이를 잡고 비틀었다.

/

밖은 그 전과 똑같이 더럽게 추웠다. 아니, 더욱 더 추워졌다. 문을 닫자마자, 콧물이 주륵 흐를정도로.


“앳취! 제기랄. 별것 아닌 사람에게 시간만 쏟고 말았잖아. 빌어먹을."


제민은 그렇게 욕지거리를, 어두운 골목에 내뱉었다. 그리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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