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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우주선에 소각로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Nake 2017. 5. 3. 00:05


"저희 우주선으로 말씀드리자면 다른 우주선과 달리 이시무라 컴퍼니에서 제작된 ICT-1882 소각로가 구획마다 1기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넓이 2평방미터, 높이 2미터의 이 소각로는 전방향에서 고온의 플라즈마를 균일하게 배출, 그 어떤 크기의 어떠한 물질이라도 10초 내외에 거뜬히 섭씨 4천도 가량으로 가열, 소각시키죠.

 

소각 과정에서 발생된 폐기물은 버튼 하나만으로 우주공간에 사출할수 있으며, 온도를 조절하여 특정 물질만을 소각하고 특정 물질은 놔둘 수 있습니다. 소각 과정에서 이용되는 산소는 소각로 내부 체계에 저장된 물을 전기분해해 자체 이용하기에, 우주선 내부의 산소 소비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동력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시무라 컴퍼니가 자랑하는 자체동력원이 각 소각로 내에 내장되어있으며, 때문에 선체 동력이 나가더라도 소각로 작동에는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내장된 동력원이 방전되는 것 또한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소각시 발생하는 잔존 열에너지를 보존, 저장하여 이후의 소각에도 사용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이시무라 컴퍼니의 ICT-1882의, 그리고 저희 우주선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건 바로 소각 제어 시스템입니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소각로를 조작가능하며, 소각로가 있는 소각실 내외부에 조작 시스템이 비치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라도 소각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잠깐만, 잠깐만요."

 

"아,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선장님?"

 

"뭐가 궁금하냐뇨. 아니… 소각로를 대체 어디에 쓰라는건가요? 우주선에 실리는 모든 물자는 사용 후 재활용될수 있는 구조와 재질로 제작되어 탑재되며, 개개인의 노폐물 또한 정화되어 재이용되는 판에, 소각로가 왜 구획마다 하나씩 있는겁니까? 아무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켰다지만, 그럼에도 낭비라는건 변치 않죠. 우주 탐사는 매우 철저하게 계획되는거 아시잖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공간낭비라고밖에 생각되질 않는걸요."

 

"그렇게 말하실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도 꽤 있었죠. 하지만 우주 탐사란 철저한 계획에 기반된 가능성의 모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철저한 계획이란, 알수없는 미지의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 불확실성이라는게 대체 뭐죠?"

 

"그, 있잖습니까."

 

"?"

 

"에일리언이라는 옛 영화를 보신 적 있습니까?"

 

----------------

 

"허억… 허억…"

 

"허억… 선장님… 이래도…"

 

"허억…"

 

"소각로가… 잘못…"

 

"아, 시발… 허억… 알았다고… 알았으니까… 가서 물이나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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