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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돌아왔는데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본문

소설

남자로 돌아왔는데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Nake 2015. 5. 22. 20:26

"킁킁"

"떠-떨어져! 뒤에서 껴안지도 말고! 목덜미 냄새는 왜 맡고 있는거야!"

"뭐 어때, 이제 남자로 돌아온걸."

"예전에 남자였을때는 이런 짓 안했었잖아."

"여자였을때 몸에 벤 버릇이니까. 히히."

"애초에 왜 그런 버릇을 들인건데…"

"반응이 재밌잖아! 남자였을때는 못 보는 반응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넌 이상하게 남자로 돌아와도 반응이 이상하다만."

"항상 생각하는 건데, 성격 참 고약하구만."

"어머, 네가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 '어머'도 그만 좀 해!"

"어머, 그렇다고 화를 낼 일은 아니잖아."

"네 알 바 아니잖아"

"후후. 언제 봐도 재밌는 반응이야. 쓸데없이 발끈해가지고는. 그래서, 왜 부른거야?"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뭐?"

"어?"

"아니, 왜 불렀냐고."

"아. 내가 불렀었지."

"후후. 언제나 멍청하네."

"그런 소리 마. 어쨌든, 말하고 싶은게 있어서 불렀어."

"음. 말해봐! 언제든지 여기 있으니까."

"그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뭐?"

"혹시 여자로 돌아가는 방법, 알고 있냐?"

"어? 그건 갑자기 왜?"

"구-궁금해서. 일단 말해봐."

"나야 모르지."

"정말로?"

"너도 알면서 왜 물어보는거야? 내가 맨 처음에 여자가 됬을때 남자로 돌아가려고 얼마나 뻘짓했는지 알고 있잖아? 그걸 직접 옆에서 도와준 사람이 왜 그러실까. 결국에 하나도 소용 없어서, 다 포기하고 여자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려고 했더니, 눈떠보니 다시 남자가 되어있고. 진짜, 여자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우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다 부질 없는 일이 되버렸다니까."

"혹시, 정말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남자로 돌아온 뒤에 갑자기 성별을 바꾸는 능력의 사용법을 깨달았다던가…"

"그럴리가 있겠냐. 왜, 여자가 되고싶은거야? 어머나, 이제 보니 너도…"

"아냐! 바보야!"

"후후후"

"…차라리 그러면 좋겠지만…"

"근데 진짜로, 그거 물어보려고 부른거야? 너 요즘 이상해. 너답지 않아."

"…나다운게 뭘까?"

"여자한테 쑥맥이고 동정에다가 말은 더듬고 얼빵한 거? 거기에다 10년지기 내 불알친구라는게 너다운 거지."

"윽."

"평소엔 복잡한 고민같은 걸 안고 살지는 않았잖아. 뭐 안좋은 일이라도 있어?"

"후우…"

"?"

"그래. 있어. 안좋은건지, 좋은건지는 모르겟지만,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이 나에게 벌어진 것 같아."

"…뭔데?"

"너, 혹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떠오르고, 어떤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지 걱정이 되고, 신경을 쓰려하지 않아도 신경쓰여서 잠이 오지 않고, 마주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워지는데다가, 만나지 못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감정이 뭔지 알고 있냐?"

"그거 완전 사랑 아니냐?"

"사랑같아?"

"물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거냐?"

"응."

"오오! 부러운 새끼!"

"그 감정을 너에게 느끼고 있어."

"…"

"처음 네가 여자로 변했을때, 난 미묘하게 설렜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여자 사람 친구가 생긴다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아니더라고. 여자인 너나 남자인 너나 똑같이 한심한 장난을 치는 불알친구였어. 다를게 없더라고. 여자 사람은 무슨."

"…"

"그런데 어느날, 네가 포기하더라고. 여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겠더라고. 그때 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그때의 넌 네가 아닌 것 같았어. 그때의 넌, 너를 연기하려는 다른 누군가 같았어. 그때만큼 네가 그렇게 안쓰러워진 적이 없었어. 그때 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단 말야."

"너…"

"여자애들의 말투를 배우고, 행동거지를 따라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려는 네 모습이 너무 힘들어보여서 자꾸만 불안해졌어. 너에게 말하고 싶었어.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넌 너로 충분하다고. 넌 너무 약해진 것 같았어. 외로워서 부러질 것만 같았어. 보듬어 보살피고 도와주고 싶었어. 네가 걱정되고 불안해서 항상 너를 생각하기 시작했어. 네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뭐가 불안한건지, 뭘 해야 도울 수 있을지, 뭘 필요로 할지 항상 생각했어. 그때 깨달은 거야. 난 널 좋아한더라고."

"그렇게 생각했던거야? …바보야. 그때의 나도, 변함없는 나였다고."

"알아! 모든 이유는 사실 그래서였어. 약해진 네 모습도, 사실 원래 너의 모습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지. 넌 언제나 남들과 섞이기 위해 싫은 것도, 힘든 것도, 못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실패에 굴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는 했지. 여자가 되기 한참 전부터 네가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네가 걱정되서 난 그걸 깨닫지 못했었던거야. 넌 괜찮은데. 네가 알아서 할텐데. 걱정을 멈출 수가 없어써. 왜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난 바로 그 모습을 사랑했던거야"

"하지만, 지금의 난 남자잖아."

"그래서? 그게 중요한건가? 넌 여전히 언제나처럼 고통에 맞서려고 하고 슬픈 모습을 감추려고 해. 어두운 분위기를 깨려고 짖굳은 장난을 치기도 하고, 여자같은 이쁘장한 얼굴로 가벼운 추파를 던지고."

"어머나."

"네가 여자든 남자든 중요한게 아냐! 중요한건 나지. 내가 좋아한건 여자로써의 네가 아냐. 그냥 너야. 성? 여자건 남자건 뭐가 중요해. 자고 일어나면 날벼락처럼 변할 수 있는데. 널 사랑해. 그게 중요한 것 같아. 그걸 말하고 싶었어. 네 버팀목이 되어 네가 기댈수 있는 지팡이가 되고 싶고, 네 쉼터가 되어 네가 지칠때 안식을 주고싶어.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네 친구로써 고민을 들어주고 싶고, 이젠 네 연인이 되어 함께 세월을 보내고 싶어. 이 말을 해야했어. 미안해. 네가 싫어할 것 같았지만, 말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어.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랐지만,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미적지근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고,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멀어지고 싶지도 않았어. 이런 내가 찌질해보이지? 이제 내가 싫다고 해도 좋아. 절교해도 좋아. 다만 말하고 싶었을 뿐이야. 널 좋아해. 아니, 사랑해. 여자로써의 네가 아니라, 지금의 너라는 사람을 사랑해."

"…"

"…내 기분에 맞춰줄 필요는 없어. 싫다고 하고싶으면 싫다고 말해."

"…"

"…"

"…멍청아."

"…"

"멍청한 바보 병신새끼야. 언제나처럼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상상하고는 실수나 저지르는 말더듬이 병신아. 모든걸 아는양 떠들어 놓고는 맞는건 하나도 없고, 일어날 일 없는 일을 걱정하고 있고, 그런 놈 치고는 자신감에 쓸데없이 부풀어있는 정신나간 새끼야!"

"…"

"어딜 가려는데, 병신아! 내 말 아직 안끝났어."

"…"

"여자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 건 그것 떄문이야? 왜, 내가 널 남자라는 이유로 싫어할까봐? 내가 여자가 아니어서 좋아하지 못할까봐?"

"…!"

"병신아, 뭐가 무서운건데. 널 싫어하는거? 멍청아, 안타깝게도 나한텐 널 싫어할 자신이 없어. 꼴사나워 보일까봐? 미쳤냐? 언젠 안그랬다고? 그러니까 계속 너랑 같이 다니고 있던거지."

"…"

"그런 눈으로 보지마. 그게 사실이잖아. 내가 여자가 되고 난 뒤에, 왜 여자로써 살아간다고 이야기했는줄 알아? 왜냐면, 널 마음 놓고 좋아할 수 있다는걸 깨달아서야. 여자든 남자든 변함없이 나에게 친절했던건 너뿐이었어. 힘들때 도와준 것도, 지쳤을때 놀아준 것도, 도움은 안되지만 조언도 해주고 곁에 있어주던 것도 네가 한거야. 너때문에 내가 여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거였다고! 뭘 걱정했는데? 언제나처럼 안된다는 결과를 생각하고 말을 꺼내지 말란 말야!"

"그럼…"

"그러니까 니가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

"그러니까 내가 대신 연인이 되어줄게. 됬냐?"

"…!"

"뭐라고 말을 해-으악! 달려들지-윽엑-이거 놔! 놓으라고!"

"안돼! 안놓을거야! 거짓말이기만 해봐! 장난이기만 해봐! 꿈이기만 해봐!"

"그럴리가 있나, 병신아! 놓으라고!"

"싫어!"

"놔!"

"떨어지고 싶어?"

"아니,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조건이 있어."

"뭔데?"

"키스… 해주면 놔줄게."

"…!! 이 또라이 새끼가?"

"싫어?"

"아니… 그런 눈으로 보면서 말하지 말란말야…"

"난 변함없이 남자라구."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럼 왜? …역시 내가…"

"아냐! 나도… 나도 널 좋아해."

"그럼 뭐가 문제인건데!"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분위기?"

"10년지기 불알친구한테 키스를 해도, 별 감흥이 안 느껴질 것 같아."

"해보지 않고는 모르잖아."

"으…"

"어서."

"─"

"하앙♥"

"이쪽이 더 낫네. 반응도 좋고. 후후."

"귀…귀를 깨물다니…"

"키스보다 이 편이 더- 놔! 으악! 어딜 만지는- 하응♥ 노…놔! 놓으란말히야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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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에서 원래 성별로 돌아온 주인공을 사랑하는 친구에 대한 소설이 BL물인지 TS물인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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