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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후기 및 여러가지 이야기

Nake 2013. 12. 2. 07:10



지스타 다녀왔습니다.

벌써 3주전이군요.. 참을수 없는 게으름으로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글을 씁니다.  글 쓰는것도 미루고 미뤘지만(..)

우물파는 게이머들의 리뷰로 컨퍼런스권 구매해서 첫날 둘쨋날 컨퍼런스 구경했어요.. 간단하게 요약하면 괜찮더군요. 일단 첫날은 구글측에서 나와 강연한 유튜브를 통한 게임 마케팅에 대한 강연과 5일만에 레벨 디자인하기, 그리고 성공의 성을 쌓기 라는 강연 세개를 봤습니다. B2C관도 둘러보면서 본지라 몇몇 강연은 뺴먹었죠. 첫 세 강연의 느낌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일단 첫째인 유튜브를 통한 게임 마케팅 강연은, 기본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실용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예시와 이야기를 하면서, 현실과는 약간 괴리된 이야기를 하더군요. 퓨디파이를 비롯한 실황 유저들은 비록 게임 영상을 통해 인기를 얻지만,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기엔 너무나 불안정한 방식이기 때문이죠. 차라리 프레디 웡 같이 실사 영상을 제작하거나, 머시니마와 같은 게임 영상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의 유튜브 활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이후에 유튜브 측에서 어떤 방식으로 홍보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바로 전에 이야기하던 주제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기존 마케팅과 같은 방식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뿐이라 실망했습니다. 이런 마케팅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한국 게임회사들을 상대로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 할지라도 말이죠. 하지만 C 세대를 비롯해서 현 유튜브 유저들의 성향과, 이것이 갖는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점에 대해선 나쁘지 않앗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다음에 보았던 5일만에 레벨 디자인하기는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초반부 보여주었던 것들은 전부 자신의 저서와 자랑뿐이었고, 실제 강연으로 넘어가는데에 10분이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정작 이야기한 부분도, 요즘 레벨링 디자인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게 된다면, 당연히 알고 있는 '실 작품에 나아가기에 앞어 더미를 이용한 지속적인 테스팅'의 연속에 불과했습니다. 폐쇄적인 CS 스타일의 슈팅 게임 맵만을 예시로 들면서, 또 그런 맵만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방식이 다른 장르에도 원활하게 호언장담을 하는 모습도 상당히 자만스러웠구요. MMO, RTS, 그리고 다른 수많은 게임들은 제각기 다른 특징과 고려사항이 있건만, 이를 전부 무시하는 발언이라고밖엔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 예시로 들었던 CS 스타일의 맵 디자인도 BF나 CoD 같은 넓고 개방적인 맵 디자인과 상당히 괴리감이 있는 부분이거든요. 무엇보다 모든 이야기가 '밸런스'에 중점이 되어(물론 슈팅을 기준으로) 이야기되는데, 무조건적인 밸런스의 추구가 우리나라 게임의 무난하고 비슷비슷한 레벨링 디자인의 문제를 다시금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있는 강연 시간은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종료되었고, 남은 20여분간을 질의응답시간으로 가졌는데, 이 또한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니, 대체 왜 질문을 하기 이전에 질문자의 신원에 대해서 알아야하는겁니까? 누가 물어보느냐에 따라서 답변의 내용이 변합니까? 실상이 어떤것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를 질문에 앞서 이름을 묻는것 자체가 질문 그 자체엔 전혀 관심이 없고 다른 높은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질문에 '방금 한 강연 속에 대답이 들어있으니까 다시한번 생각해 보십시오'라는 답변은? 최악입니다. 물론 레벨 - 맵 디자인 강연에서 RPG에서의 성장 구조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BF나 CoD의 어트렉션등의 배치는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한번 강연 속에서 떠올리라는 대답은.. 강연 속에서 어트렉션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는 굴뚝에 관한 이야기 뿐이었고, CoD의 집-라인이나 BF 장비, 고정터렛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거든요. 이 강연은 관람한 강연 중 최악의 강연이었고, 지금 강연자가 담당하는 건즈 2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갖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여담입니다만, 5일 안에 레벨을 디자인 해야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한국 게임계가 개발에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타이트하게 진행되는지를 엿볼수 있어서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플레어 게임스에서 나와 강연한 성공의 캐슬을 구축하는 방법은, 처음엔 상당히 유치한 강연명 때문에 보게 된 강연이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한 강연이었습니다. 단순히 게임 내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과금과 마케팅 측면에서도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이 모두가 자신들의 게임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이야기 한 것이라 납득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후의 강연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국가에 따라 다른 방식의 마케팅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자신들의 데이터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이후 다음날은, B2C와 컨퍼런스를 번갈아 관람하던 첫날과 달리 컨퍼런스만을 중점적으로 관람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강연들이 존재했고, 또 실제로도 흥미롭고 유익했기 때문이죠.

먼저 슬라이쿠퍼의 광원 디자이너, 리그 오브 레전드, 언피니쉬드 스완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임호교씨의 강연은 여러 컨셉아트와 이를 제작하는 동안의 목표설정도 흥미로웠지만 여러 성공적이었던 게임들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재밌는 강연이었습니다. 라이엇이 2명이었던 시절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뜻대로 발전하지 못한 UI에 대한 불평이라던가(호교님의 UI디자인은 솔직히 너무 미적인 측면만 강조해서 별로였습니다) 언피니쉬드 스완의 고난등, 실제로 제가 동경하고 매료되었던 디자인에 직접 숨결을 불어넣은 분의 강연이기에 더욱 더 감동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본 오큘러스 리프트의 미래라는 강연은, 오큘러스 VR측에서 나와 한 강연인데, 깔끔하게 진행되며 포인트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짚어 이야기하는등 강연을 정말 매력적으로 진행했으며, 질의응답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 개발자킷을 이용해 만들어진 수많은 인디게임들에 인상깊어하시면서도, 동시에 오큘러스 리프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고쳐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는 리프트를 더욱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왔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지고 멀미도 없는, 그러면서 더 싸진 오큘러스라,.. 기대하고 싶고, 기대가 되는 제품이에요. 빨리 나왔으면 합니다.

다음에 들었던 비디오게임에서의 예술과 음악의 조합은 살짝 평범했습니다. 애초에 전문분야가 아닌 점도 있지만, 추상적인 느낌이 어느정도 있어서 상당히 미묘하게 들었던 강연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서양과 동양의 전통음악에서 오는 차이, 이를 고려한 BGM의 리마스터링이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리라는 말은 꽤나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로펌인 김앤장에서 나와 한국 시장에서의 범률문제를 이야기 하게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영어로 진행한 이 강연은, 법적인 측면에서의 한국 시장을 제 3의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던 한편, 쉽게 구하기 힘든 한국 게임시장의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하여 문제시되는 셧다운제 법이나 4대 중독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대해선 상당히 실망헀습니다.

이 다음의 크라이텍 강연은.. 정말 반해버렸습니다. 자신들이 쌓아온 업적은 장난이 아니었다는듯, 크라이 엔진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기능들을 설명하고, 이를 강연장에서 곧바로 예시를 제작하며 시연하는 것은 파워풀한 크라이엔진을 어필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강력할 뿐만이 아니라, UI적으로도 무척 간편하기에 저조차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법한 크라이엔진은, 콘솔용 게임 제작도 같은 자리에서 한번에 시뮬레이팅하며 해결해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콘솔별의 성능차가 상당히 좁혀든 지금, 크라이엔진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고성능의 게임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강연이었습니다(실제로 크라이텍은 하드웨어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어느 플랫폼에서든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다운로드 플랫폼을 구상중이라고 합니다). 질문을 했다고 주신 파워뱅크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람했던 강연은 왜 다들 모바일로만 가는가? 라는 강연을 205호에서 보려고 했습니다만.. 이게 바뀌었더라구요. 아시아와 유럽읙 게임시장을 비교하는 강연이었습니다...만 의도치 않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왔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의 시장의 차이 - 다시말해 게이머들의 성향 차이에 대해 분석한 이야기였는데, 같은 게임에서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게이머들을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이야기하는 측면에 있어서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국가별 판매 추이에 대한 자료도 훌륭했구요. 사업 파트너를 찾는지, 후반부는 그런 느낌이 들게 되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만족한 강연.

이 이후는 상당히 여유롭게 지스타를 관람했는데, 블리자드의 신작 히어로즈 오브 스톰을 한번 시연해 본 것 외엔 딱히 기술할 만한 사항이 없네요. 한가지, 상당수의 부스가 대학 졸업작품으로 채워져 있는 모습이, 큼지막한 부스 사이로 이번 지스타에서 나타난 참가 업체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여러가지 기사는 이를 포장하고는 있었습니다만, 피부에 와닫는건 확실히 다르더군요.

 

여튼 이런 저런 일을 겪고 다시 돌아왔습니다만... 이에 대해선 제가 아무런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변화시키지는 않을겁니다. 이유가 여러가지 있긴 합니다만, 가장 큰 이유로는 막연한 불안감과 끝없는 게으름에 있겠지요. 지금 비공개로 수많은 글이 작성중입니다만, 죄다 미완성입니다. 메타스코어에 관한 글도 번역을 채 마치지도 못했네요. 제 리뷰를 즐겨보시는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게 된것도 마찬가지겠네요.

오늘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일인 12월 2일 논산 훈련소에 훈련병으로 입대해야합니다. 통지서 자체는 10월 중순에 왔습니다만,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오늘이 닥쳤네요. 막상 당일이 되니 힘들 걱정보다는 과연 제가 돌아왔을떄 얼마나 많은 것이 제가 알던것과 비슷할지에 대한 불안감 뿐입니다. 제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죠. 제가 과연 갔다 와서 제대로 리뷰를 쓸수나 있을지 말입니다. 하하. 휴가를 나오면 꾸준히 게임을 구매하고 야기할겁니다만, 제대로된 리뷰는 2년정도 기다리셔야될것 같네요.

졸려서인지 어쨰서인지, 상당히 횡설수설하게 되었습니다만, 뭐 글을 비공개한다거나 하지는 않을겁니다. 아이디가 해킹당하는 경우를 제하면, 업데이트 될 일도 없겠지만 반대로 사라질 일도 없으니까요. 새로운 리뷰를 기다리시던 독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끝날 일이기에, 저는 돌아올겁니다. 혹시 또 모르죠, 게으름이 좀 더 줄어 자주 리뷰가 올라올지.

추운 겨울, 몸 조심히 보내시고, 다음에 기회가 다시한번 허락할떄 뵙도록 하겠습니다.


Written by 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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